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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마크 허드 감싸는 오라클 회장…왜?

백지영 기자
- 마크 허드 퇴사 관련…“애플이 스티브 잡스 몰아낸 것과 마찬가지”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HP의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르고 있는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이 마크 허드 전 HP 회장의 퇴사를 거론하면서 HP 이사회를 맹비난했다.


앞서 HP의 마크 허드 회장은 최근 조디 피셔라는 전직 여배우와의 성희롱(sexual harassment) 의혹으로 사임한 바 있다.

엘리슨 오라클 회장은 9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유력매체인 뉴욕타임즈로 이메일을 보내  “마크 허드 전 HP CEO의 사임에 관한 HP 이사회의 결정은 잘못됐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즈와 컴퓨터월드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앨리슨 회장은 이메일을 통해 “HP가 허드 CEO를 몰아낸 것은 애플이 수년 전 스티브 잡스를 쫓아냈던 것과 마찬가지로 멍청한 결정”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또 그는 “잡스가 돌아오지 않았다면, 애플은 그때의 실수로 인해 파산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록 오라클이 최근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하며 기업용 컴퓨팅 업계에서 HP와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됐지만, 마크 허드와 래리 앨리슨 회장은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터웠다고 전해진다. 두 거물은 종종 실리콘 밸리 앨리슨 회장의 집에서 테니스를 치면서 친분을 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앨리슨 회장의 이런 비난은 허드 전 회장과의 개인적인 친분 탓도 있으나, 기업지배구조 측면에서 의구심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이사회의 결정으로 HP의 직원들과 주주, 고객과 파트너사들이 최대 이익을 보장받기는 힘들 것”이라며 “특히 마크 허드의 성희롱 의혹 공개와 관련돼 HP 이사회는 실수가 있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오라클의 찰스 필립스 사장 역시 올 초 현재의 부인 외에 8년간 다른 여성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밝혀졌으나, 여전히 오라클에 근무하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편 이번 마크 허드
HP 회장의 사퇴와 관련, 업계에서는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컴퓨터월드는 ‘마크 허드가 사임한 5가지 이유’라는 기사를 통해, HP 이사회에서는 보다 혁신적인 리더십을 가진 새로운 인물을 통해 변화를 꾀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명목상으로는 성희롱 의혹 때문에 자진 사퇴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사실 뭔가 명확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업계의 수많은 관심과 의혹 속에, HP 이사회가 어떠한 인물을 새로운 CEO 자리에 앉힐지 주목되고 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백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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