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반도체 회사가 클라우드 컴퓨팅을 외칠까?”
[인터뷰] 인텔 데이터센터 그룹 고밀도 컴퓨팅 매니저 제이슨 왁스만 총괄 매니저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전세계 반도체 1위 업체인 인텔이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을 강조하고 나섰다.
현재 PC 프로세서의 80% 이상, 서버 프로세서에서는 90% 이상의 막강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인텔은 최근 윈드리버와 맥아피, 인피니온 무선 사업부까지 인수하며 단순히 실리콘에 기반을 둔 프로세서 제조업체에서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아우르는 컴퓨팅 솔루션 업체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데스크톱과 노트북, 넷북, 개인용 모바일 기기, 스마트폰, 스마트TV, 자동차, 키토스크 등 임베디드 기기에 들어가는 모든 디바이스에 인텔의 칩과 소프트웨어, 보안, 통신 기능을 제공하겠다는 야심이다.
특히 기업용 시장에서는 서서히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되고 있는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이를 구성하고 있는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의 인프라를 인텔 제온 프로세서를 기준으로 한 통합되고 개방된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전세계 서버 프로세서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을 정도로 인텔 프로세서는 업계의 표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인텔 본사 데이터센터 그룹 고밀도 컴퓨팅 매니저 제이슨 왁스만 총괄 매니저<사진>는 인터뷰를 통해 지난달 28일 발표한 자사의 ‘클라우드 비전 2015’ 전략에 대해 보다 상세하게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현재 25억명에 달하는 인터넷 사용자는 향후 5년 간 10억명 이상이 더 증가할 것이며, 인터넷에 연결된 디바이스 역시 현재 40억개에서 5년 후에는 4배 이상 증가한 150억대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처럼 점차 단순히 PC와 스마트폰 이외에도 태블릿 PC나 자동차, 키오스크 등 그 종류가 다양화해지면서 이를 처리하기 위한 기업들의 데이터센터도 현재의 인프라로는 지원이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는 보다 효율적이면서 보안 및 관리 기능이 강화된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이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약 250억 달러의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전력비용도 줄일 수 있다.
그는 “현재 기술로 2015년의 IT인프라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45개의 새로운 화력발전소 구축이 필요할 정도이며, 이같은 상황이 유지될 경우에는 특정 벤더에게 종속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인텔이 발표한 ‘클라우드 비전 2015’는 클라우드 컴퓨팅으로의 전환을 위한 기술 및 솔루션을 제공함은 물론, 이를 위한 업계 표준을 도입해 서비스 제공자와 사용자 간의 중계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인텔의 클라우드 2015 비전은 크게 ▲통합 ▲자동화 ▲클라이언트 인지로 요약된다. 통합과 자동화를 통해 데이터센터 내 워크로드의 자동화 수준을 높이고 데스크톱부터 다양한 임베디드 기기 성능에 따라 서비스를 최적화시킨다는 것이 요점이다.
이를 위해 인텔이 주도하고 있는 것이 바로 ‘오픈 클라우드 연합’이다. 이는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 개방적이고 호환 가능한 솔루션이 필수이며, 이러한 솔루션에 맞는 IT우선순위 책정하는 것이 선행돼야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협의체다.
왁스먼 총괄 매니저는 “이미 인텔은 USB 표준이나 무선 인프라 확장을 위한 핫스팟 등 다양한 IT기기표준에 앞장서 왔으며, 연장선상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에서도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IT서비스 업체를 제외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전세계 업체와 서비스 사업자 등 70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인텔은 현재 기술 자문을 위한 고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국내 업체 가운데서는 KT와 LG유플러스가 참여하고 있다.
그는 “인프라 관리와 보안, 서비스 제공 측면에서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와 관련된 사용 모델 로드맵을 계속해서 확장하고 있다”며 “내년 1/4분기 중에 ‘로드맵 1.0’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픈 데이터센터 연합이 미래 클라우드 인프라를 위한 요건 및 사용자들의 의견에 대해 듣는 창구라고 한다면, 이러한 것들이 구체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인텔 클라우드 빌더’다.
이는 데이터센터와 관련된 고객사들의 요구사항을 수렴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인텔 제온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인프라를 더 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전세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제공업체들과 협력관계를 가져하는 것이다.
현재 HP와 IBM, EMC, VM웨어, 시트릭스, 이노멀리 등 다양한 IT업체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용 가능한 20개의 레퍼런스 아키텍처를 입증한 상태다.
인텔 제온 프로세서(x86 플랫폼) 위에서 호환성과 성능 등이 검증된 솔루션들이 지속적으로 클라우드 빌더에 추가되고 있으며, 국내 한 소프트웨어 업체도 현재 클라우드 빌더 커뮤니티에 자사의 제품을 검증받고 있는 단계라고 발혔다.
이를 통해 클라우드 인프라를 도입하려는 업체들은 검증된 레퍼런스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원하는 솔루션을 가져다가 얼마든지 쉽고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텔 역시 프로세서 단에서 지속적으로 가상화 기술(VT) 보안을 위한 트로스티드 이스큐션 기술(TXT) 등을 업데이트하고, 전력 소비량과 워크로드 스케쥴을 관리해 주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개발을 지속적으로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왁스먼 총괄 매니저는 “인텔은 이같은 활동을 통해 서비스 공급 업체와 사용자의 다리 역할 을 할 것”이라며 “또한 이를 통해 향후 기업들의 인프라를 폐쇄적인 구조에서 개방적인 구조로 전환시킴으로써 건전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인텔코리아 이희성 사장도 “인텔은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확대를 위해 업계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1995년 첫 서버 제품을 출시한 이후, 표준 기반 서버를 확대해 나감에 따라 당시 100만대에 불과했던 서버를 8배 이상 성장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더 이상 인텔은 단순한 칩 제조업체가 아닌, 컴퓨팅과 관련된 모든 디바이스를 통합시키는 회사로 전환하고 있다”며 “최근 인수한 맥아피의 경우도 ‘클라우드 빌더’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가 보안 영역인 만큼, 향후 인텔 아키텍처 기반의 보안 기술로 점차 확장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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