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10’ 뒤집어보기…무슨 일 있었나?
[IT전문 미디어 블로그=딜라이트닷넷]
‘지스타 2010’ 성황리에 폐막했습니다. 올해는 눈여겨 볼만한 신작이 많았고 주요 게임사가 모두 참여해 이 같은 흥행은 예견된 바 있습니다. 비즈니스전용관(B2B)에도 많은 업체가 참여, 1억98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습니다. 전년의 2800만달러를 훌쩍 넘는 수치입니다.
지난 18일 시작돼 21일 막을 내린 지스타 관람객은 총 28만명을 넘었습니다. 게임쇼 ‘지스타’ 브랜드가 확고히 심어졌음을 보여준 것이죠. 이정도 흥행이라면 내년 지스타도 부산 개최를 기대해볼만 합니다. 몇몇 업체의 부스에는 많은 인파가 몰려 지스타 효과를 확실히 봤습니다. 업계 관계자들도 무난히 잘 진행된 행사라고 입을 모읍니다.
그러나 뒤집어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분명 있습니다. 이처럼 많은 업체가 참여한 행사가 잡음이 없었다는 것이 이상하겠죠. 그럼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소음공해 여전히 심했다…‘블리자드’ 주범으로 꼽혀
올해도 소음공해가 관람의 주요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소음공해의 주범으로는 블리자드가 꼽히는군요. 블리자드는 올스타전이라고 해서 행사 내내 스타크래프트2 이벤트 매치를 벌였습니다. 임요환, 이윤열 등 e스포츠 스타가 등장하는 경기에 관람객들은 주목했습니다. 블리자드 부스는 가장 안쪽에 위치해 있는데, 경기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할 때는 입구 쪽 부스까지 소리가 크게 들렸습니다.
나중에는 어느 부스가 시작했는지 몰라도 업체들이 서로 볼륨을 높이더군요. 이 때문에 여기저기서 이벤트를 벌일 때면 지스타 행사장은 옆 사람과 대화를 제대로 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업체 간 신경전에 관객들이 피해를 본 셈이죠. 지스타 사무국도 이에 대응이 미진했습니다.
◆벡스코도 좁다…수출 위한 비즈니스데이 비중도 높아져야
부산 벡스코(BEXCO)가 좁다는 의견이 제기됐습니다. 이는 올해 많은 업체가 참여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인데요. 이 때문에 소음공해도 심했습니다. 독일 게임쇼 게임스컴은 벡스코만한 행사장 4군데에서 행사를 진행됩니다. 이에 시끄러울 만한 부스는 적절히 분산시켜 놓습니다. 이에 게임스컴은 그만큼 관람하기도 편하다고 하네요.
부산 벡스코는 현재 증축 중입니다. 일산의 킨텍스도 증축 중이네요. 킨텍스 주변에 호텔도 들어선다고 합니다. 내년에는 어디에서 지스타가 열리게 될지 궁금합니다. 그래도 지스타가 올해 크게 흥행했으니 부산이 유리하겠군요.
행사장 규모와 함께 게임 수출을 위한 비즈니스데이의 비중을 확대하자는 의견도 제시됐습니다. 올해 지스타 비즈니스데이는 18,19일 이틀간 비즈니스전용관(B2B)에서 진행됐습니다. 퍼블릭데이(대중에게 공개)와 함께 시작이 된 것이죠. B2B관은 로비 한편에 세워져 있었는데, 혹자는 공중전화 부스 같다는 얘기도 하더군요.
독일 게임스컴의 경우 행사 기간 중 별도로 비즈니스데이 일정을 잡습니다. 그만큼 B2B관도 잘 꾸며 놓고 행사를 진행합니다. 퍼블릭데이에 앞서 바이어들은 B2B관에 가서 편하게 게임을 즐겨보고 의견교환도 하는 것이죠. 로비 한편에 마련된 B2B관보다는 아무래도 비즈니스에 유리하지 않을까요.
◆관객 동원력은 상품의 힘?
아침에 문 열자마자 뛰어가는 이들이 가는 부스가 있었습니다. 넥슨 부스죠. 넥슨은 게임대상에 빛나는 ‘마비노기 영웅전’이 있기는 하지만 웹게임 ‘삼국지를 품다’ 등 아이패드용 게임 신작이 여타 부스에 비해 무게감이 덜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왜 인기가 있었을까요? 이는 관람객들이 넥슨이 뿌리는 아이템 +13강화권을 얻기 위해서인데요. 이것을 자신이 가진 아이템에 적용하면 +13강화가 적용됩니다. 아이템이 더 좋아진다는 뜻입니다. 자신에게 귀속되는 일부 아이템은 제작에만 수개월 걸립니다. 이용자가 +1강화할 때부터 이 아이템은 없어지는데 +13강화가 되면 말 그대로 횡재를 맞게 되는 것이죠.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몰려갔지만 이 혜택은 하루 2~3명 정도만 받았다고 합니다.
이 밖에는 한게임이 ‘테라’ 부스에서 행사 중 1시간에 PC 한대를 추첨했다고 합니다. 대다수의 관람객들에게는 아이템 강화권 보다 실물이 좋은 법입니다. 역시나 ‘테라’ 부스에도 사람이 넘쳤습니다.
◆쏟아지는 대작 속 ‘마계촌 온라인’ 돋보여
CJ인터넷의 자회사 씨드나인게임즈가 개발한 ‘마계촌 온라인’이 지스타에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무게감으로는 여타 대작에 밀리는 것이 사실이지만, 씨드나인은 이 게임 하나로 많은 인파를 모았습니다. 이번 지스타에서 최초 공개된 ‘마계촌 온라인’은 관람객들에게 옛 명작을 잘 살려냈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부스도 아기자기하게 잘 꾸몄더군요. 행사장 중간에 위한 ‘마계촌’ 부스는 개방형 구조로 이뤄져 있어 관람객이 움직이기도 편했고 시연대도 부족하지 않게 갖춰져 있어 게임하기 위해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었습니다.
◆동작인식게임이 인기 끈 진짜 이유?
올해 지스타는 콘솔업체 MS와 소니의 동작인식게임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동작인식게임은 직관적인 조작방식으로 게임을 모르는 여성이나 어린 친구들도 바로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하드코어 남성 게이머들도 새로운 게임진행 방식에 상당히 즐거워하더군요.
이 밖에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MS ‘키넥트’관이 남성 관람객을 꽉 잡았습니다. 이는 도우미들의 춤사위 때문이었는데요. 동작인식게임 ‘댄스 센트럴’ 시연에 도우미들이 열심히 춤을 추고 있더군요. 이번 행사를 위해 MS측이 한 달 전부터 도우미들에게 춤 연습을 시켰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관객 동원력을 보니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고 판단됩니다.
[이대호기자 블로그=게임 그리고 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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