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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사업자 무더기 선정에 시장왜곡 우려

채수웅 기자
- 이병기 심사위원장 공정성 논란…탈락 사업자들은 ‘충격’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올해 내내 수많은 정치적·사회적 갈등을 야기했던 종합편성PP 및 보도전문PP 선정이 올해 마지막 날 결정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31일 전체회의를 열고 조중동 등 보수신문사들이 각각 대주주로 참여한 씨에스티브이, 채널에이, 제이티비씨와 매일경제가 대주주로 참여한 매일경제티브이를 종편PP로 최종 선정했다. 보도PP에는 연합뉴스가 대주주로 참여한 연합뉴스TV가 승인 대상법인으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지상파 방송사와 견줄 수 있는 이들 종편PP가 내년 하반기부터 실제 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방통위는 광고 등 방송시장 확대는 물론, 글로벌 미디어 육성,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종편 및 보도PP 선정은 마지막까지 심사의 공정성 문제 등 잡음이 나타났고, 방송시장의 확대보다는 공멸의 길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어 새로운 방송사업자 등장으로 인해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심사 공정성 문제…마지막까지 잡음=이번 종편 및 보도PP 선정과 관련해 마지막까지 심사의 공정성 문제가 불거졌다.

무엇보다 심사위원장에 선정된 이병기 서울대 교수의 행보가 논란이 됐다. 이 교수는 방통위 전 상임위원이다. 올해 3월 상임위원 임기 1년을 남기고 사퇴한 바 있다. 그는 재임시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개정에 반대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캠프에 이름을 올리며 논란의 단초를 제시했다.

이에 이날 사업자를 선정하는 전체회의에서 야당 추천 상임위원인 양문석 위원은 아예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고, 이경자 부위원장 역시 이병기 전 상임위원의 심사위원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하며 퇴장했다.

양문석 상임위원은 "특정 대선후보 캠프에 몸을 담은 사람이 그 사실을 숨기고 가장 공정하고 중립적이어야 할 심사위원장을 덥썩 물었다"고 비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성명을 내고 "방통위가 종편 및 보도 사업자를 무더기로 선정했다"며 "이후 벌어질 방송시장의 왜곡현상은 전적으로 현 이명박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이들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은 최종 심사위원 추천에도 참여하지 않으며 14명의 심사위원단 중 7명이 여당측 상임위원 추천인사들이 차지한 것도 중립성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김준상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은 "이번 종편 사업자 선정은 상당한 정도의 사회적 이슈가 됐고, 결과에 대해서도 많은 예측이 나왔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심사를 불공정하게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예상된 4+1이 실제로…태광·한경 탈락 충격=그동안 종편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시장에서는 4+1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조중동에 종편을 주고 1개는 매경이나 태광이 가져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보도PP는 연합뉴스가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시장에서의 예측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특히, 태광그룹이 참여한 케이블연합종합편성채널은 큰 점수차로 탈락하면서 충격이 배가 됐다. 태광은 티브로드를 통해 방송산업의 유경험을 갖고 있는데다,  자본금 규모도 가장 컸고 1조2000억원 규모의 제작비 투자 계획 등을 발표하는 등 사업자 선정을 자신해왔다.

하지만 결과는 승인최저점수 800점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753.11점으로 고배를 마셨다. 전체 신청법인 중 가장 낮은 점수다. 케이블연합은 '재정 및 기술적 능력' 심사항목에서만 155.35점으로 2위를 기록했고 나머지는 대부분이 최하점을 받았다.

태광그룹측 고위 관계자는 "상당한 충격이고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며 "공정하게 심사위원을 선정했다고 하니 일단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한국경제가 대주주로 참여한 에이치유비 역시 770.18점으로 탈락, 경쟁 경제매체인 매일경제티브이의 승인을 부럽게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신세가 됐다.

보도PP 중에서는 머니투데이보도채널이 승인 최저점수 800점에 불과 1.62점이 모자라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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