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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2011 클라우드②]‘프라이빗 클라우드’ 도입... “현대판 아나바다 운동”

백지영 기자

[기획] 클라우드 컴퓨팅, 비즈니스 지형을 바꾼다.


1부. 클라우드 컴퓨팅, 당신의 회사엔 어떤 의미인가

(상)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현대판 아나바다 운동”

(중) “중소기업에 클라우드란 IT민주주의”

(하) 당신만을 위한 클라우드, 개인 클라우드 컴퓨팅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현재 많은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고사양의 업무용 PC를 제공한다.

그러나 클라우드 컴퓨팅의 한 방식인 데스크톱 가상화를 적용하면 넷북이나 태블릿PC 등 인터넷 접속이 되는 디바이스를 통해서도 고성능 데스크톱을 이용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고 비용 절감도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기업들이 일괄적으로 100기가바이트(GB)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가 탑재된 PC를 직원들에게 제공했다고 한다면, 실제 이들이 업무를 위해 사용하는 용량은 1/5 수준인 20~30GB에 불과하다.


이렇게 되면 70~80GB의 공간은 낭비되는 셈이지만, 데스크톱 가상화를 적용할 경우 기업들에선 실제 사용되는 만큼인 20~30GB 만큼의 비용만 들 뿐이다.


이러한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현재 기업 IT 환경은 개인들이 자신에게 할당된 PC에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후 이를 직접 실행, 업무를 진행하게 되며 각 데이터들은 모두 개인 PC에 저장되지만, 이러한 데스크톱 가상화가 구축되면 임직원들은 개인 PC로는 단순히 부팅만 한 후, 네트워크(VPN)를 통해 서버로 들어가 모든 업무를 진행하게 된다.


이 때 임직원이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는 회사 서버에 모두 설치돼 있으며 각 개인이 업무를 통해 만든 데이터는 개인에게 할당된 회사 데이터 저장 장비에 모두 저장되게 된다.


개개인이 동일한 데이터를 불필요하게 중복 저장할 필요도 없어지게 되고, 업무와는 무관한 개인 데이터를 저장하는 일이 없어지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난해 LG그룹 계열의 IT서비스업체인 LG CNS는 전사적으로 가상화 기반의 클라우드 데스크톱 환경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LG CNS 임직원들은 개인 PC에 어떠한 기업 정보도 저장하지 않고 회사의 중앙 서버와 스토리지를 통해 소프트웨어 실행하거나 데이터 저장 등이 이뤄지도록 했다.


LG CNS가 추진한 클라우드 데스크톱은 기존 IT 환경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설계를 통해 기업 IT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직원은 물론, 회사 특성상 각 고객사에 근무하는 임직원, 향후에는 협력업체 직원까지 이를 통해 업무가 가능할 전망이다.


LG CNS는 임직원의 업무 특성상, 기존에는 약 200만원 대에 달하는 최고 사양의 고성능 노트북을 지급했지만 클라우드 데스크톱 환경에선 개인 PC 성능과는 무관하게 회사 서버를 통해 업무가 진행되기 때문에 휴대가 간편하고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넷북으로 대체했다.

LG CNS 사례와 같이 기업이 클라우드 데스크톱과 같은 환경을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것을 ‘프라이빗(Private) 클라우드 컴퓨팅’이라고 부른다.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핵심은 가상화를 통해 IT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개인 사용자나 중소기업처럼 IT자원을 저렴한 비용으로 빌려쓰는 ‘퍼블릭(Public) 클라우드 컴퓨팅’서비스를 활용하는 대신, 대부분의 기업들은 보안 등을 이유로 이를 직접 구축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물론 여전히‘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진정한 의미의 클라우드로 볼 것이냐에 대해서는 의견들이 분분하다. 하지만 시장조사기관 등에서는 기업이 자체적으로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각 부서와 협력사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를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분류하고 있다.


이처럼 보안에 민감한 대기업이나 은행 등 금융기관, 주요 정부기관 등에서는 아마존이나 구글 등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보다는 주로 가상화를 통한 효율적인 자원 관리와 보안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LG CNS 직원들의 경우에도 개인 PC(넷북)에 정보를 저장(소유)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유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동부그룹 계열의 IT서비스업체인 동부CNI도 죽전(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최근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 구축에 돌입했다.


동부CNI는 인프라 도입 과정에서 데스크톱과 스토리지 가상화, 네트워크 기반 IT 전 분야 가상화를 근간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동부CNI는 그룹 계열사를 우선으로 서비스를 시작하고, 이후에는 대외적으로도 서비스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동부그룹 계열사 중 한 곳이 신사업 추진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서버 한대를 도입하려고 했을때, 현재에는 알맞은 스펙을 제시하고 서버업체에 구매 발주를 내린 이후 장비를 도입해서 운영체제(OS)를 설치하고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서 기존 시스템과 연동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걸리는 시간은 현재의 시스템 체계에서는 빨라야 2주, 늦게는 2개월까지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업 입장에서 2개월이라는 시간은 경쟁사보다 새로운 서비스를 빨리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러나 만약 동부CNI가 자사의 데이터센터에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해 각 그룹 계열사들이 필요한 IT 자원을 즉시 배정해 줄 수 있게 된다면, 신사업 성공의 가능성은 훨씬 커지게 될 것이다.


동부CNI 입장에서도 기존엔 각 계열사별로 별도의 IT인프라를 구축했어야 했지만, 이렇게 도입된 개별적인 서버 자원 활용율은 평균 10~30%를 밑돌았다. 계열사 구별 없이 이러한 IT 자원을 통합하게 된다면, 자원 낭비를 줄일 수 있게 돼 비용절감이 가능하게 된다.


데이터크래프트코리아 문규영 이사는 “기업 데이터센터 관점에서 보면, 프라이빗 클라우드 는 서비스 수준을 고차원적으로 올리고, 관리를 최소화시켜 자동화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핵심은 자원의 최적화를 통한 구축 및 운영 비용을 감소시켜 비용절감을 꾀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선 분산 환경과 가상화를 통한 물리적 통합이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많은 기술적인 요소를 포괄하고 있지만,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퍼블릭 클라우드와는 달리 가상 리소스와 관리 자동화가 강조되고 있다. 반면 퍼블릭 클라우드는 자원의 유연성과 유틸리티 측면이 더 강조되고 있다.


즉,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기업의 요구 사항과 속성에 따라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퍼블릭 클라우드처럼 자원을 쉽게 줄였다 늘렸다 할 수 있는 속성인 유연성은 상대적으로 덜 강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업들이 구축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핵심은 개별적으로 흩어져 있던 자원을 효율적으로 통합하고 재분배하는 차원이기 때문에 이른바 현대판 아나바다(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는) 운동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EMC 황정식 이사는 “소유에서 사용으로 변화하는 IT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2011년에는 금융권을 포함한 많은 대기업들이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에 중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백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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