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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스마트폰 요금제 꼼꼼히 살펴보니

채수웅 기자
[IT전문 미디어블로그=딜라이트닷넷]

청소년 스마트폰 요금제가 SK텔레콤을 통해 출시됐습니다.

'팅스마트요금제'와 '올인원팅요금제'가 주인공인데요. 청소년 특성에 맞게 기본료를 낮추고, 문자나 데이터 통화료 혜택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선발 사업자가 내놓았으니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2, 3위 업체들도 비슷한 요금제를 조만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SK텔레콤의 청소년 스마트폰 출시와 관련해 몇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에 등 떠밀리듯 세상에 등장한 점과, 청소년들의 니즈를 제대로 반영했는지 입니다.

◆가계통신비 낮춘다더니 청소년도 스마트폰 요금제를 쓰라고?

일단 '팅스마트요금제'는 기존에 비슷한 '팅프리요금제'와 비교해 무료 데이터 량이 확대됐습니다. 밑에 표를 보시면 데이터 기본제공량인 2배에서 10배나 많아졌습니다. 또한 데이터 패킷 요금도 10배이상 싸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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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팅스마트요금제'는 이름에서 보듯 스마트폰을 위한 요금제입니다.

일단 스마트폰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번 SK텔레콤의 청소년 전용 스마트폰 요금제는 정부의 물가 때려잡기 정책에 발맞춰 등장한 것입니다. 

하지만 정부의 물가잡기 정책과는 엇박자 입니다. 이는 SK텔레콤 잘못은 아닙니다. 물가안정정책에 등떠밀리듯 급박하게 내놓은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시간이 지나면 청소년 요금이 예전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며 또다른 요금인하 구실로 작용할지 모릅니다.

최근 스마트폰 동향을 보면 알겠지만 공짜로 스마트폰을 쓰려면 최소한 4만5천원 이상의 요금제에 가입해야 합니다.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6만5천원 정도 요금제에 가입해야 단말기 부담이 없습니다.

물론, 3만5천원 요금제로도 공짜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다만, 스펙이 떨어지고 1년 가량된 소위 한물간 스마트폰이나 보급형 스마트폰이 대상이 되겠습니다.

' 팅스마트요금제'는 제일 비싼 것이 3만원짜리 입니다. 즉, 요금제만으로 스마트폰을 공짜로 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부모님들이 자녀들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겠지만 정부의 물가안정화 대책과는 거리가 있어보입니다.

단말 보조금이 포함되기 때문에 최종 고지서에 찍힌 요금은 아마도 기존에 사용하던 '팅프리존요금제'보다 많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SK텔레콤이 보급형 스마트폰도 많이 출시한다고 하니, 지켜볼 일입니다.

◆음성통화 많이 할수록 손해…청소년은 문자만 쓰나

SK텔레콤의 또 다른 청소년 스마트폰 요금제인 '올인원팅요금제'는 기존 스마트폰 요금제인 '올인원요금제'와 비슷합니다. 기본료는 일단 같고 기본으로 제공되는 혜택이 낫습니다. '올인원팅35요금제'를 보면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데이터량이 500MB로 '올인원35' 100MB보다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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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올인원팅35'는 주어지는 기본혜택 3만원에서 음성과 데이터를 자유롭게 분배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올인원팅요금제'는 음성 통화요율이 비쌉니다. 10초당 25원인데요. 이는 '팅스마트요금제'도 동일합니다. 반면, 문자는 건당 15원으로 기존 문자요금 건당 20원에 비해 저렴합니다.

음성만으로보면 10초당 25원일 경우 '올인원팅35'요금제는 총 200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동일한 조건으로 비교를 해도 '올인원35' 요금제보다 5천원 가량 이득입니다.

하지만 한도를 다쓰고 충전할때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음성통화요율이 10초당 25원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쓰면쓸수록 요금부담이 기존 스마트폰 요금제에 비해 많아집니다.

또 한 방통위나 SK텔레콤은 데이터 용량이 많은 만큼, 요즘 인기를 모으고 있는 카카오톡 같은 어플을 이용할 경우 문자는 원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청소년들을 엄지족으로만 만드는지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초과분의 경우 기본 통화요율을 적용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SK텔레콤이 내놓은 스마트폰 요금제를 분석한 결과, 기존 스마트폰 요금제에 비해서는 나름 경쟁력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하지만 집이나 학교에서 주로 생활하는 학생들에게 고가의 스마트폰이 필요한지는 아직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스마트폰만 보면 정신을 잃는 초등학생 아들과 중학생 조카들을 볼때마다 그렇습니다.

인터넷을 사용하게 하겠다는 취지라면 그냥 와이파이 기능이 탑재된 일반폰으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또한 스마트폰을 잘 활용하는 친구들도 있겠지만, 엉뚱한데 힘을 쏟지는 않을까 우려됩니다. 또 친구들은 아이폰, 갤럭시S 등 고가의 스마트폰을 쓰는데 왜 나만 보급형, 구닥다리라며 부모님들 힘들게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채수웅기자 블로그=방송통신세상]
채수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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