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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쏟아지면 뭐하나”…분위기 뒤숭숭한 게임업계

이대호 기자

[IT전문 미디어 블로그=딜라이트닷넷]

“한쪽에서는 신작 쏟아지는데 다른 쪽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니 답답합니다. 셧다운이 골치 아프게 하더니 야구로비까지 터지네요. 게임산업 이미지에 악영향이 갈까 걱정됩니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한숨을 쉬고 있습니다. 5일 CJE&M게임즈가 신작 21종을 대거 공개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지난 4일 터진 야구 초상권 로비사건으로 빛이 바랬습니다. 지금 업계 분위기는 뒤숭숭합니다.

한 야구게임개발업체가 프로야구선수협회의 한 간부에게 초상권 독점사용권을 놓고 100억원대의 금품 로비를 펼친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중간에 브로커도 끼어있답니다. 검찰은 2009년 말부터 금품 로비를 벌였다는 단서가 나와 개발사와 관련 업체, 인사를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올해 게임업계는 여성가족부의 셧다운과 사회기금 징수 등 정부의 규제 움직임에 겨울을 춥게 보냈습니다. 그간 게임의 역기능에 따른 사회 문제가 발생하면, 아무 소리 못하고 폭풍우가 지나가기만을 바라던 업계였습니다.

이처럼 살얼음 위를 걷고 있는 와중에, 100억원대 금품 로비 사건이라니요. 정부 규제 걱정하다 뒤통수를 맞은 격입니다. 더욱이 이번 문제는 업계 내부에서 터졌다는 것이 사안을 더욱 중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 로비사건은 대다수 업체와는 무관한 일입니다. 하지만 현재 게임산업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작은 문제가 아닙니다.

혹자는 여성부의 규제 움직임이나 외부의 곱지 않은 시선이 도화선이었다면, 이번 일이 그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고 합니다.

검찰 수사에서 로비에 연관된 업계 인사나 업체가 나올 경우 그 후폭풍은 짐작하기 힘듭니다. 이에 업계는 로비가 개발사와 협회 간의 단순 커넥션에 머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올 4월은 어느 시 구절처럼 잔인한 달이 됐습니다. 좋은 소식을 전해야 할 시점에 이런 일이 터지니 아무 상관없는 업계 관계자들도 마음이 편치는 않죠. 이미 봄은 왔습니다. 그런데 게임업계는 아직 겨울입니다.

[이대호기자 블로그=게임 그리고 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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