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게임, 할인 경쟁 치열…그래도 좋다?
“할인은 기본이 됐죠.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전반적으로 가격이 많이 내려갔어요. 개발사들 입장에서 이러한 현상들이 좋다고 보긴 어렵죠. 콘텐츠 품질은 굉장히 좋아졌는데 4000원에 팔던 게임들이 1000원에 나오곤 합니다.”
KTH 올스타모바일의 김동숙 컨버전스팀장은 최근 스마트폰 게임 시장 트렌드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최근 일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플랫폼 환경이 바뀌면서 가격정책을 업체가 마음대로 가져갈 수 있게 됐습니다. 너도나도 가격을 할인하는 바람에 지금은 업체가 정가 그대로 출시를 했다가는 시장에서 고전하기 십상입니다.
이처럼 가격 경쟁이 치열하지만 업체 입장에서는 지금이 좋다고 합니다. KTH의 김 팀장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예전 일반폰 게임 때는 이벤트 메뉴에 못 끼면 매출이 나오기 어려웠습니다. 가격정책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서 오히려 작은 개발사들이 기회가 많아졌어요. 마케팅 전략을 다양하게 가져가면서 매출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거든요. 중소개발사들도 이런 점을 활용해서 고객을 확보합니다.”
모바일게임은 출시 후 잊힌 게임이 되기 쉽습니다. 워낙 게임이 많이 나오는 문제도 있고 콘텐츠 자체가 온라인처럼 지속적으로 즐기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스마트폰 환경의 시장에서는 이용자가 게임을 찾는 빈도가 줄면 업체가 가격을 낮춥니다. 이용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게임을 즐길 수 있어서 좋고, 업체도 안 팔리는 게임을 싸게라도 판매하니 좋은 것이죠.
이 같은 가격정책이 일상화되면서 게임을 이제 무료로 팔고 아이템 판매로 수익을 내는 프리미엄 게임이 시장에서 대세가 되기도 했습니다. 부분유료화(Free To Play) 게임이죠.
게임빌은 지난 1일 T스토어에 디펜스게임 ‘에르엘워즈’를 출시했습니다. 3일 현재 무료 애플리케이션 부문 1위입니다. 유명 게임 ‘앵그리버드’를 제치고 1위를 꿰찬 것입니다. 2위부터 4위까지 앵그리버드 시리즈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에르엘워즈’를 유료로 출시했다면 ‘앵그리버드’를 제칠 수 있었을까요. 게임빌 김용훈 팀장은 “유료로 나왔다면 아무래도 주목받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부분유료화 게임은 시장에서 대세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모바일 게임업계는 이제 이용자가 오래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야 합니다. 소셜게임이 대표적인 예가 되겠죠. 징가 등의 해외 유명 업체들이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여기에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도 추가됩니다.
컴투스가 이달 중 출시할 모바일 MMORPG ‘던전 파이터 온라인’으로 시장 변화를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은 PC온라인게임 환경을 그대로 모바일에서 구현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합니다. 기존의 모바일 MMORPG보다 한 단계 진일보한 게임이 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게임로프트가 지난 4월 출시한 MMORPG ‘오더앤카오스’를 보면 스마트폰 게임의 미래가 더 확실히 나와 있습니다. 업계는 이 게임을 두고 모바일 환경에서 제대로 된 첫 MMORPG라고 하더군요.
이용자가 6.99달러의 ‘오더앤카오스’를 구매하면 3개월 이용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3개월 이후 게임을 즐기려면 1개월에 0.99달러, 3개월에 1.99달러를 결제해야 합니다. 온라인게임의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업체들이 모바일 MMORPG로 PC온라인 못지않은 지속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게 된 것이죠.
모바일 업계는 향후 코어 이용자가 즐기는 MMORPG 시장과 가벼운 캐주얼게임으로 시장이 양분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모바일 특성상 이동 중 짬짬이 즐길 수 있는 캐주얼게임은 인기를 계속해서 이어나가리라 생각됩니다. 향후 모바일 MMORPG가 시장에서 어떻게 자리 잡아 나갈지 궁금해지네요.
[이대호 기자블로그=게임 그리고 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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