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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에너지의 탄생, 슈퍼컴의 엄청난 역할

백지영 기자

[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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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전 과학연구단지에 위치한 국가핵융합연구소에서는 최근 구축한 슈퍼컴퓨터에 대한 브리핑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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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국내에서 슈퍼컴퓨터이라고 하면 주로 기상청이 떠오르실 것입니다.

'몇백억원 규모의 슈퍼컴을 도입하고도 왜 날씨 하나도 제대로 못 맞추냐'며 연일 질타를 받았던, '슈퍼컴으로 고스톱치냐'고 욕먹는 기상청 말입니다.  

이번 국가핵융합연구소에 구축된 슈퍼컴퓨터는 핵융합 에너지의 상용화에 쓰일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사실 핵융합에너지는 일반인들에게는 굉장히 생소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핵융합 에너지라던가 플라즈마 현상 같은 내용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핵융합연구소, 더 정확하게는 연구소 산하의 ‘WCI 핵융합이론센터’에서 국민들의 피 같은 세금으로 구축한 슈퍼컴을 통해 대체 연구소에서는 무엇을 연구를 하는 것인지, 이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먼저 핵융합 에너지의 출현 배
경부터 살펴보면, 바로 기존의 화석연료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에 대한 수요입니다.

현재 세계 각국은 안정적인 석유와 천연가스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화석연료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7%에 달하지만, 석유소비는 세계 7위, 전력소비는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에너지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지만 에너지 소비량은 엄청나기 때문에, 만약 국제적인 에너지 수급구조에 문
제가 생기면 다른 어떤 나라보다 타격이 크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미래 에너지 기술이 바로 핵융합 발전입니다. 우리나라는 핵융합 연구를 다른 국가들보다 수십년 늦은 1990년대 중반에 본격적으로 시작했지만, 독자적인 핵융합 연구장치 ‘K스타’를 제작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핵융합 에너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핵융합 에너지의 모델은 태양입니다. 즉, 이는 태양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핵융합 과정과 동일하게 만들어지는 에너지, 즉 태양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발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태양의 중심은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사진>인데, 이 ‘플라즈마’라는 것은 고체나 액체, 기체가 아닌 ‘제4의 물질상태’로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자유로운 형태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플라즈마 상태에서는 수소처럼 가벼운 원자핵들이 융합해 헬륨 원자핵으로 바뀌는 핵융합반응이 일어나는데, 이 때 방출되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핵융합에너지입니다.

즉, 핵융합 전과 핵융합 후에 총 질량관계를 살펴보면 핵융합 전보다 핵융합 후가 더 질량이 가벼워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감소된 질량은 엄청난 양의 열에너지 형태로 방출하게 된다고 합니다. 바로 이 에너지가 ‘핵융합 에너지’인 것입니다.

핵융합은 가장 효율이 높은 반응으로 인류가 지금까지 알아낸 어떤 반응도 핵융합보다 많은 에너지를 생산해내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는 핵분열 반응을 이용해 에너지를 얻는 원자력 발전과는 반대로, 핵융합은 핵분열보다 에너지 생산율이 훨씬 높다고 하네요.

쉬운 예를 들면, 핵융합 에너지에 쓰이는 중수소는 바닷물 1리터당 0.03g이 들어 있는데, 이 양만 가지고도 300리터의 휘발유와 같은 에너지를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지구에서 핵융합반응을 만들어 내려면, 태양과 같은 환경을 구축해야 하는데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만들고, 이를 가두는 그릇 역할을 할 핵융합장치를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부터 핵융합과 슈퍼컴과
의 상관관계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즉, 핵융합 에너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얻으려면 플라즈마를 어떻게 조절하는지가 관건인데요. 플라즈마는 원자핵들끼리 좀 더 쉽게 충돌해 ‘핵융합’ 을 일으키게 하는 중요한 역할인만큼, 플라즈마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관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 플라즈마 입자는 자그만치 100억개에 달합니다. 플라즈마의 열 전달 방법을 이론적으로 측정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번 슈퍼컴퓨터의 구축으로 이 수치를 정확하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엄밀하게 말하면
이번 슈퍼컴퓨터는 핵융합 플라즈마 난류 계산(gKPSP)을 위한 것입니다.

플 라즈마는 되도록이면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선 입자를 최대한 작고 움직임을 적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에 구축된 슈퍼컴을 통한 시뮬레이션을 보다 빠르게 돌림으로써 이러한 실험이 가능하게 되고,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 시기를 앞당길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물론 이와 함께 전반적인 기반 인프라 구축이 수행돼야 한다는 것과 개발 속도가 전체조건입니다만. 이경수 핵융합연구소장에 따르면 핵융합 에너지는 이르면 2040년경에는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합니다.

한편 이번 핵융합연구소에 구축된  HP 블레이드 서버 기반 슈퍼컴퓨터는 최근 발표된 ‘상위 500대 슈퍼컴’ 순위에서 423위를 차지했으며, 국내에서 소켓당 성능이 가장 높은 슈퍼컴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특히 냉수를 통해 열을 식힐 수 있는 수냉 방식을 택했기 때문에 전력 효율을 높인 것이 가장 특징입니다.

P.S 내용이 쉽진 않습니다만, 슈퍼컴퓨터가 어떤 용도로 쓰이고 있는지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셨기를 바랍니다. 저도 이번 기회에 핵융합 에너지에 대해 공부좀 하게 됐네요.

[백지영기자 블로그=데이터센터 트랜스포머]
백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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