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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터키법인의 초고속 성장… ‘애플을 압도하는 SCM의 힘’

한주엽 기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는 발표와 더불어 전 세계 시장에 동시 공급됩니다. 애플 아이패드는 발표 이후 8개월이 지나서야 터키에 출시됐죠. 터키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을 누르고 초고속 성장하는 이유입니다.”


지난 5일(현지시각) 터키에서 만난 현지 최대 전자유통업체 테크노사의 마흐메트 나네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최고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그저 빈 말을 했던 게 아니다. 이스탄불 중심지에 위치한 제바히르 쇼핑몰 내 테크노사 매장에는 입구부터 삼성전자의 다양한 평판TV가 전시돼 있었다. 그는 “테크노사 매장의 주요 매대에는 삼성전자 제품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테크노사는 터키 70개 도시에 264개의 매장을 보유한 현지 최대 유통 업체다. 삼성전자 제품을 이처럼 적극적으로 미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흐메트 CEO는 “삼성전자는 혁신 제품을 다른 선진국가와 동일한 시기에 공급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타 브랜드보다 삼성전자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이익이란 얘기였다.


◆삼성전자 특유의 SCM 능력

삼선전자는 1984년 터키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1월 터키법인을 판매법인으로 승격시키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 이후 초고속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해 8억7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삼성전자 터키법인은 올해 두 배 가량 성장한 15억달러의 매출 목표를 세워뒀다. 2012년에는 20억달러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 터키 법인의 초고속 성장 비결은 정확한 수요 예측을 통한 납기일 단축과 효율적 재고관리 등 특유의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능력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터키의 주요 유통 업체로부터 실 판매 데이터를 받아 수요를 예측한 뒤 본사 지시에 따라 각 지역의 생산 법인으로부터 제품을 공급받는다.


매출 기여도가 높은 휴대폰은 중국·한국·베트남으로부터 항공편으로, TV는 헝가리 법인에서 생산된 물량을 육로로, 생활가전제품은 한국 광주에서 생산된 물량을 선박으로 운송 받는다. 혁신 제품의 납기 약속이 정확하게 지켜지니 유통 업체들이 삼성전자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본사에서 경영혁신 및 글로벌마케팅 역량을 쌓은 홍성룡 터키 법인장(상무)은 “삼성전자의 혁신 SCM 역량을 터키 시장에도 심고 있다”며 “현지 유통업체들이 SCM에 대한 마인드가 전혀 없었는데 그간 삼성전자와 협업을 통해 효과를 보고 나선 신뢰도가 대폭 개선됐다”고 말했다.


현재 터키 평판TV와 모니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휴대폰과 노트북은 각각 노키아와 HP에 이은 2위, 생활가전 제품은 아르첼릭 등 현지 브랜드와 지멘스 보쉬 등에 이어 4위다.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


삼성전자 터키 법인의 매출 비중은 휴대폰 등 모바일이 50% TV가 25%, 생활가전이 15%, 기타 매출이 10%다. 삼성전자는 향후 터키 생활가전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시장 대응력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지 주거공간에 맞춘 특화 제품을 광주 공장에서 설계·생산하는 한편 올 하반기부터 폴란드 아미카 공장에서 생산된 냉장고·세탁기를 직접 공급받아 리드타임을 30일 안팎에서 10일 안팎으로 줄인다.


현재 150개인 자체 브랜드샵도 200개까지 확대한다. 이를 통해 판매량을 높이고 정확한 수요 예측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홍 상무는 “지금은 단순 실판매 데이터를 그때 그때 받는 수준이지만 내년에는 테크노사 등 주요 양판점과 함께 상호공급계획예측프로그램(CFPR Collaborative Planning, Forecasting and Replenishment)을 가동해 현지 SCM 역량을 높일 것”이라며 “이미 대형 휴대폰 총판 두 곳과는 CPFR을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갤럭시S2, 갤럭시탭을 앞세워 프리미엄 스마트폰 비중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킬러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스마트TV 시장도 창출한다.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해 올해부터는 보다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사회공헌 활동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홍 상무는 “터키 인구 약 7200만명 가운데 50% 정도가 30세 미만으로 구매력이 매우 높고 성장 잠재력도 대단하다”며 “유럽과 중동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로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탄불(터키)=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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