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웅 칼럼

[취재수첩] 2G 종료 논란, 정부·사업자 힘 모아야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한국의 정보통신 정책을 총괄한 자리에 있었다는 것은 상당한 전문성과 시대와 기술의 흐름을 꿰뚫고 있음을 의미할 것이다.

비록 정보통신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역대 정보통신부 장관들의 전문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별로 없을 듯 싶다. CDMA, 초고속인터넷, 와이브로, DMB 등 성공과 실패 여부를 떠나 과감한 정책적 판단으로 우리나라가 IT강국으로 도약하는데 크게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IT강국을 이끌었던 주역들이 지금은 주요 통신사의 수장으로, 또는 신규 사업자의 수장으로서 다시 전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장관과 민간기업의 CEO의 자리는 다른가 보다. 공무원은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지만 기업은 이익창출을 최우선 가치로 삼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KT의 2G 종료를 놓고 말이 많다. 30만명 남짓 남았으니 이제는 정부가 2G 서비스 폐지를 승인해줘야 한다는 것이 KT 논리다. 특히, 2세대에서 3세대, 더 좋은 서비스로 진화하는 만큼,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것이 이석채 KT 회장의 논리다.

하지만 KT의 2G 종료 문제는 010 번호통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01X 번호를 3G에서도, 4G에서도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다면 2G 종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단순히 더 좋은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으니 문제 없다는 논리로는 고객들을 감동시킬 수 없다. 음성전화만 잘터지면 되는 고객 입장에서는 3G 영상통화, 인터넷보다 십수년째 써오던 번호가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물론, 010 번호통합으로 인한 고객들의 불만이 KT의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2G 종료와 010 번호통합이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밀어부치기 식 2G 종료는 고객들의 반발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이는 KT에 이어 2G 서비스를 종료해야 하는 LG유플러스, SK텔레콤도 새겨둬야 할 부분이다.

2G의 3G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다. 통신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때문에 2G 종료는 정부와 해당사업자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소비자 혼란을 줄이기 위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사업자 역시 일정에 쫓겨 무리수를 두기 보다는 시간을 두고 고객들을 설득시켜야 할 것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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