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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대박일까’ 금융권 스마트 브랜치 특수에 설레는 IT업계

이상일 기자

[IT전문 미디어블로그 = 딜라이트닷넷]

 

우리 나라의 금융IT 인프라의 수준이 높다는 사실은 잘 알려진바 있다. 특히 은행 간 계좌이체및 송금, 대외거래 등 대고객 금융서비스측면에선 우리 나라처럼 전자금융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나라는 흔치않다.


하지만 최근 금융권에서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 브랜치’의 경우 우리나라 은행들의 대응은 늦은 편이다.

 

앞서 시티은행과 SC제일은행이 일부 점포를 스마트 브랜치 형태로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는데 반해 국내 은행들의 구축 사례는 사실상 전무하다.


시티은행은 새로운 점포 전략의 일환으로 아시아, 미국 등 전세계 도심지역의 영업점을 중심으로 스마트 브랜치를 도입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이를 국내 모든 지점으로 확산할 예정이다.

 

SC제일은행도 향후 점포 개설에 있어 스마트 브랜치 형태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같은 외국계 은행들의 스마트 브랜치에 대해 국내 은행들의 반응은 아직 싸늘하다. "겉만 화려했지 실속은 없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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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브랜치는 내방 고객수를 늘리고 업무 시간을 단축시키는 한편 다양한 상품을 적절하게 고객에게 제시한다는 것으로 정의된다.


그런 점에서 현재 외국계 은행들의 스마트 브랜치는 단순히 ‘미디어월’을 갖다 놓은 수준이라는 게 국내 은행권의 평가다.

 

따라서 국내 은행들이 지금까지 제시됐던 모델과는 달리 실제 '스마트 브랜치'의 목적에 부합하는 IT기술과 프로세스 변경이 가능할 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최근 IT서비스업체들도 이같은 국내 시중은행들이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스마트 브랜치 구현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향후 본격적으로 펼쳐질 스마트 브랜치 사업의 주도권을 잡기위한 행보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스마트 브랜치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SK C&C에 따르면 현재 국내 금융권의 지점수가 약 1만개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전체 금융기관 지점이 스마트 브랜치로 변모할 경우 약 10조 이상의 시장이 예상된다고 한다.

 

이는 시티뱅크의 스마트 브랜치 개설 비용이 점포 당 약 10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한 결과다.


하지만 IT신기술에 대한 접목과 더욱 더 큰 스마트 브랜치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스마트 브랜치 점포 비용은 상승할 수 밖에 없다.

 

SK C&C 관계자는 “파일럿 형태를 고려할 때 점포 당 30-40억 수준의 비용이 들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수치는 업계의 장밋빛 전망이 감안된 결과다. 우선 은행 점포의 경우 지역이나 고객들의 평균 나이, 소득수준에 따라 스마트 브랜치의 효율이 높은 곳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곳이 있다.


이 때문에 전 금융사의 지점이 스마트 브랜치로 전환되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따라서 10조원으로 단순히 스마트 브랜치 시장 규모를 합산해 내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 무리한 셈법이다. 

 

주요 IT서비스업체들은 지점의 성격에 따라 스마트 브랜치 규모를 달리하는 '매트릭스 형 점포 전략'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 분야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IT서비스업체들은 스마트 브랜치는 탈 SI(시스템통합) 사업이라는 점에서 군침을 흘리고 있다.

 

1만여 금융점포 중 반만 스마트 브랜치로 변화한다고 하면 그 시장 규모는 그동안 국내 IT시장에서 보기 드문 대형 시장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스마트 브랜치는 한번 도입되면 IT서비스업체로서는 매달 관리와 운영에 대한 과금 수입이 가능하며 점포 확장 시마다 수입이 발생하는 매력적인 사업이다.


하지만 스마트 브랜치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에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우선 국내 시중은행들이 아직은 기술 검증 및 투자대비효과 면에서 스마트 브랜치의 사업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능형순번시스템의 경우 RFID의 도입 비용이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여 섣부른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

 

화상회의시스템의 경우도 LCD 화면 설치에 대당 1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 등 스마트 브랜치는 대규모 투자사업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IT서비스업체들은 늦어도 내년 초에는 은행들을 중심으로 파일럿 형태의 스마트 브랜치 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몇몇 은행들을 중심으로 스마트 브랜치 시연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특정 은행이 사업을 시작하면 연쇄반응을 일으키는 금융권의 특성상 파일럿이 시작되는 시점이 바로 스마트 브랜치의 활성화 시점과 맞물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최근 농협과 산업은행 등 신규 점포 디자인을 새로 시작한 금융권을 대상으로 설계 단계부터 스마트 브랜치 적용을 감안한 컨설팅을 제안하는 IT서비스업체들도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 브랜치는 1개 은행당 향후 수년간, 매년 수백억원의 예산이 투입돼야하는 상당히 민감한 사업이다.

 

이 때문에 당연히 냉정하고 신중한 대응을 주문하는 금융권 일각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하지만 한편으론 이 시장을 잡기위한 대형 IT서비스 업체들의 경쟁은 뜨거워지고 있다.

 

[이상일 기자 블로그 = IT객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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