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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바빠진 DB암호화 업계, “SAP ERP고객을 잡아라” 총력전

이유지 기자
- 삼성 등 대기업 관련사업 잇달아 추진, 연간 1000억 시장규모 전망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개인정보보호법 시행을 눈앞에 두고 개인정보보호 솔루션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DB보안 업계가 대기업과 중견기업 ERP(전사적자원관리) DB암호화 시장을 겨냥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정보통신망법의 개인정보 기술·관리적 보호 조치 강화, 이달 말 개인정보보호법 시행 등 개인정보보호 관련법이 강화되면서 최근 대기업을 주축으로 ERP 시스템 내에 있는 개인정보를 대상으로 암호화를 적용하기 위한 보안 솔루션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전세계 최대 ERP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SAP ERP 사용기업을 대상으로 관련업계의 영업이 최근 본격화되고 있다.

SAP ERP 사용고객 대부분이 대기업과 중견기업이라는 점에서 이 시장을 잡기 위한 업계의 쟁탈전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SAP ERP용 DB암호화 수요 확산, 업계 SAP 인증 잇달아=관련업계는 현재 국내 100대 기업의 90% 이상이 SAP ERP 고객으로 보고, 중견기업 사용고객 등을 합쳐 연간 1000억원의 관련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케이사인을 시작으로 세이프넷, 소프트포럼, 이글로벌시스템, 펜타시큐리티시스템 등 국내외 DB암호화 솔루션 공급업체들은 최근 각사의 제품이 SAP ERP 시스템과 연동해 암호화를 효과적으로 수행한다는 것을 입증한 인증을 잇달아 획득하고, 본격 영업에 나섰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SAP ERP 전용 암호화 알고리즘엔진이나 솔루션을 별도 개발해 SAP의 본사의 인증테스트를 거쳐 인증을 획득했다.  

가장 발빠른 행보를 나타낸 업체는 케이사인으로, 이미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 10여곳을 대상으로 SAP ERP용 ‘케이사인시큐어DB’ 제품을 구축했다.

이 회사는 최근 주요 SAP ERP를 사용 중인 30대 그룹을 대상으로도 영업에도 본격 착수했다.

이 시장을 겨냥해 PPS라는 미국계 기업도 국내 총판을 통해 국내에서 영업을 시작해 최근 SAP ERP용 제품을 판매한 레퍼런스를 확보했다.  

소프트포럼과 펜타시큐리티, 이글로벌시스템도 잇달아 SAP 인증을 획득하고 본격적인 공략을 시작했다.

이글로벌시스템은 SAP 솔루션 개발 전문회사인 소베텍과 협력해 SAP용 DB암호화 제품인 ‘큐브원 포(for) SAP’를 최근 개발해, SAP 인증을 획득했다.

SAP ERP 패키지는 DB구조나 환경을 변경하기 어려운 구조여서 그간 DB암호화 기술을 적용하기 힘들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DB암호화 사각지대가 나타났던 셈이지만, 이들 업체의 잇단 인증 획득으로 이 문제가 해소될 수 있게 됐다.

보통 암호화를 적용하려면 개인정보숫자가 늘어나거나 데이터형태, 구조 등을 변경해야 하지만, SAP 제품은 프로그램상의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는 DB입력 시 구동하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다.

특정 방식으로 암호화를 적용하게 되더라도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제품 업데이트가 이뤄지는 등의 경우 이후에 문제 발생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되고 있다.

◆ERP 사용 확대가 DB암호화 견인, 내부정보유출 방지 효과 기대=관련업계는 향후 ERP 시장 확대에 따라 DB암호화 등 보안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을 비롯해 CJ, 한화, 롯데, 두산, 포스코 등 대기업들이 세계 곳곳에 흩어진 공장과 법인의 업무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적극 진행한 글로벌 ERP 구축으로 진행한 업무용 자원 통합관리 움직임이 DB암호화 시장에 잠재수요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매, 개발, 제조를 비롯해 마케팅, 물류, 회계 등의 업무 전반을 통합관리 하는 ERP시스템에는 DB 내에는 직원이나 협력사, 고객정보를 비롯해 회사의 기밀정보가 담겨 있어 중요한 보호 대상이다.

중요정보가 담긴 시스템인만큼 해킹과 정보유출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암호화 기술 적용을 통해 개인정보보호법 준수 대응뿐만 아니라 내부정보유출을 방지 대책을 수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암호화는 그 대안 중 하나다.

최승락 케이사인 대표는 “글로벌 ERP는 이제 매출 1조원대 이상의 대기업군에겐 대세”라며 “삼성 등 S그룹을 포함한 국내 빅 4그룹과 함께 국내 10대 그룹 계열사들은 물론, 국내 진출 글로벌 다국적기업도 경쟁적으로 ERP DB암호화를 통한 보안시스템 구축작업에 착수해 ERP용 DB암호화 솔루션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연매출 5000억에서 1조원대의 중견그룹들도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SAP용 DB암호화 작업에 대거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며, “ERP DB암호화 솔루션에 대한 글로벌특허를 앞세워 글로벌 ERP DB보안 시장을 선점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표적으로 삼성그룹은 지난해부터 계열사별 본사와 국내외 공장, 해외법인 등을 통합한 글로벌 ERP시스템을 구축, 내부 영업기밀은 물론 방대한 고객정보 등 글로벌 ERP용 DB암호화 사업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주력 계열사인 전자, 건설, 정밀화학 등을 비롯해 전계열사로 DB암호화 적용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품생산·제조업체를 비롯한 중견기업들까지 ERP 사용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대기업부터 중견기업들까지 ERP DB암호화 사업이 확산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펜타시큐리티는 SAP ERP용 제품 외에도 비젠트로와 협력해 ‘유니ERP용 디아모’ DB암호화 솔루션을 개발해 번들 공급을 시작하는 등 ERP DB보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조돈섭 이글로벌시스템 이사는 “정보통신망법과 개인정보보호법 시행으로 DB암호화 사업이 본격 확대 시점을 맞았다”며, “고객서비스 관련 DB암호화부터 시작한 기업들이 직원 및 고객정보를 비롯해 원가정보 등 중요 기밀정보가 있는 ERP 시스템으로 암호화  적용을 점차 확대하는 추세여서, 이 시장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영업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유지 기자> 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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