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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교체설로 수개월째 뒤숭숭…한국IBM, 이번엔 강성욱씨 거론

박기록 기자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요즘 한국IBM 안팎이 뒤숭숭하다. CEO 교체설 때문이다. 특히 10월로 접어들면서 교체설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CEO 교체설이 이번뿐만 아니라 올해초부터 지금까지 몇개월간 끊임없이 터져나옴으로써 조직의 피로도가 적지않게 쌓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IT업계 뿐만 아니라 금융회사 등 주요 고객사들도 사장의 교체 여부를 한국IBM 영업 직원에게 되물어볼 정도다. 


직원수 2000명이 넘는 방대한 조직, 일사분란한 조직력이 필요한 회사가 CEO교체설이라는 '내부 악재'에 지난 몇개월간 고스란히 노출돼 있었던 셈이다.


히 CEO교체설이 나오는 유력한 배경중의 하나가 다름아닌 정치적인 이유라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 국IBM 이휘성 사장의 대선 캠프 참여설이 그것이다. '이휘성 사장이 박근혜 캠프에 합류할 것'이라는 게 골자. 그러나 본인이 직접 밝히지 않는한 현재로선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물론 IT업계에선 두 사람의 연관성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이휘성 사장이 박근혜 전 대표와 서강대 동문이란 사실만으로 이런 시나리오가 나왔을 것으로 추론하고 있다.


한국IBM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이는 '풍문'수준이다. 한국IBM 관계자는 "(이휘성 사장이)퇴임후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소문은 들었다. 정치권은 아닌 것으로 들었는데 정확한 것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실 여부를 떠나 이러한 소문이 계속된다면 한국IBM의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밖에 없다. IBM과 같은 글로벌 IT업체들은 사람이든 제품이든 '정치'와 같은 민감한 이슈에 연루되는 것을 지극히 싫어한다.  


◆이휘성 사장 퇴임은 기정사실화? = 한국IBM 안팎의 최근 분위기를 종합해 보면, 지난 6년간 한국IBM을 이끌어왔던 이휘성 사장의 퇴임은 거의 기정사실화된 듯하다.


한편으론 이휘성 사장의 퇴임이 오히려 늦춰진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당초 이 대표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퇴임하려고 했었다는 것. 그런데 갑자기 지난 4월초 농협의 전산마비 사태가 터지면서 퇴임의 늦춰졌다는 것이다. 이 사장의 퇴임이 공교롭게도 농협 전산마비 사태에 한국IBM이 책임이 있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분석도 있다.


참고로, 농협 전산마비사태는 농협에 파견된 한국IBM 직원의 노트북이 북한의 해킹에 의해 노출됐고, 거기에 심어졌던 파일 삭제 명령이 작동함으로써 사고가 촉발됐다는 게 당시 검찰의 발표. 그러나 아직까지 법적 고소, 고발 등 법적 절차는 착수되지 않은 상태다.


◆후임에 강성욱씨 유력하게 거론 = 사실 현재의 IT업계의 관심은 이휘성 대표의 후임으로 누가 올 것인가에 맞춰져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시스코 아시아 총괄사장을 맡고 있는 강성욱씨다.


소식통에 따르면 강석욱 사장은 최근 중국IBM에 가서 면접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강성욱 사장은 과거 한국IBM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컴팩코리아 지사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2000년대 초, HP와 컴팩이 합병한 이후 국내에선 활동하지 않았다.


한국IBM 내부에서도 강성욱씨 내정설은 이미 많이 돌고 있다. 시기적으로 10월 중순쯤 발표가 날 것이란 예상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강 사장이 IBM측에 최근 '약 2~3주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는 소문에 근거한 것인데, 시기적으로 계산해보면 10월 중순쯤 된다는 것이다.

 

한편 한때 이휘성 사장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한석제 전무는 후보군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한 전무는 IBM 본사 소속인데, 본사에서 비교적 좋게 포지셔닝이 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굳이 한국IBM 사장으로 올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굳이 시장상황이 좋지 않은데 한국IBM 사장을 맡는 게 내키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외부영입, 한국IBM 내부 반발 없을까= 사실 엄밀하게 말하면 글로벌 IT회사의 한국 대표라는 자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대기업 CEO처럼 큰 영향력을 갖지는 않는다. 글로벌 기업 특유의 조직체계상 그렇다. IBM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때문에 강성욱씨가 한국IBM의 새 수장이 된다하더라도 정서적으로 크게 문제될 것도 없을 것이라는 게 IT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한국IBM이 국내 IT업계에서 지난 20여년간'IT사관학교'로 불려져 왔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외부인사의 영입은 부자연스러운 측면이 있다.  


한편으론 올해 한국IBM의 실적이 좋지 못해 설령 외부인사가 새 대표로 영입된다하더라도 내부에서 반감을 가질 입장도 못된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IBM은 크게 GBS, STG(시스템테크놀로지그룹), SWG(소프트웨어그룹), GTS(글로벌테크놀로지서비스) 등 4개 사업부분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중 소트프웨어 사업부문이외에는 올해 이렇다할 실적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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