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트닷넷 창간2주년/C세대] 바보상자는 없다…스마트TV, TV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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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네트워크 솔루션 업체 시스코는 가깝거나 혹은 먼 미래에 TV가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를 전망했습니다. 시스코가 그린 미래형 TV는 아래와 같은 그림입니다.
①맞춤형 온디멘드 스트리밍의 증가로 채널이 사라질 것 ②개인의 성향을 파악해 광고 역시 맞춤형으로 진화할 것 ③소셜미디어 등의 사용 증가로 TV 시청 몰입도가 증가할 것 ④온라인 친구와 TV 프로그램 공동 시청이 가능할 것 ⑤3D와 함께 촉각과 후각을 자극하는 현실적 TV 하드웨어와 관련 프로그램 증가할 것.
⑥음성·동작 인식 기능 탑재로 리모컨이 사라질 것 ⑦다양한 디스플레이(미디어월 등)의 출현으로 TV라는 하드웨어 분류가 불분명해질 것 ⑧N스크린 시대 도래할 것 ⑨이용자 창작물 증가할 것 ⑩시청자 참여 증가할 것.
시스코가 발표한 TV의 진화 방향을 살펴보면 TV의 인터넷 연결성이 강화되고 이를 통해 다양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네트워크 솔루션 업체의 관점으로 TV의 미래를 조망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수준은 어떨까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TV 업체들은 인터넷 연결 기능을 넣고 애플 혹은 구글처럼 플랫폼 전략을 덧댄 스마트TV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공중파 혹은 케이블로 신호를 받아 방송 영상만을 보여주던 바보상자가 스마트한 기기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그 면면을 살펴보면 아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느낌이 있긴 합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 세계 TV 시장에서 1위와 2위 업체입니다. 이 두 업체가 자체적인 플랫폼을 탑재한 스마트TV를 전면에 내세우니 일본은 물론이고 유럽, 중국 업체까지 인터넷 연결성을 강화한 스마트TV의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TV 제조업체들이 스마트TV를 내놓고 콘텐츠 업자와 개발자를 끌어안는 방법으로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는 데에는 애플발 스마트 폭풍의 힘도 컸던 것 같습니다. 이미 휴대폰 분야는 아이폰의 위력을 맛봤고, 쫓아가는 데 많은 힘이 들었습니다.
혜성같이 나타난 도우미 구글 조차 독자 노선을 밟으려는 모양새입니다. 제조업 기반의 이들 업체들이 독자 플랫폼을 키우고 있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부문 수장들도 “TV만큼은 이들에게 내줄 수 없다”는 말을 자주 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스마트TV를 포함한 커넥티드TV(인터넷에 연결되는 TV) 시장은 2009년 1500만여대에서 오는 2014년 1억2000만여대로 세계 시장에서 판매되는 TV 가운데 50%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스마트TV의 원년이 될 올해는 작년 대비 2000만 여대가 늘어난 6500만대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인터넷 연결성을 강화한 스마트TV는 TV 업계의 주요한 트렌드가 됐습니다만 앞으로 개선해야 될 과제도 많아 보입니다.
우선 킬러앱 발굴이 시급합니다. 휴대 디바이스와 달리 TV는 온 가족이 모여서 보는 제품입니다. 따라서 킬러앱의 성격도 다를 것입니다. 스마트폰에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앱이 인기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메시지를 가족과 공유하고 싶은 이들은 없겠지요.
이미 앱 공모전 등을 통해 주요 업체들이 킬러앱을 발굴하고자 하는 노력을 했고, 그 결과 현 시점에서 TV의 킬러앱은 영상 콘텐츠라고 생각한 듯 합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전 세계 각국의 방송사, 콘텐츠 업자와 제휴를 맺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협력 관계를 맺는 데 힘이 들겠지만 시중에 스마트TV가 많이 판매되고 콘텐츠 업자들에게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지면 협력도 보다 쉬워질 것입니다.
입력 방법의 획기적인 개선은 시급해 보입니다. TV 리모컨으로 문자를 입력하는 것은 매우 힘이 듭니다. LG전자의 매직모션리모컨은 그나마 사용이 편리하긴 하나 문자 입력은 역시 쉽지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내년 이후에는 음성 혹은 모션을 인식하는 획기적인 입력 장치가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입력이 간편해지면 보다 획기적인 아이디어의 킬러앱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넘어야 할 산도 있습니다. 통신업체들은 영상 콘텐츠를 통해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스마트TV 제조사에 망 사용 댓가를 내라는 식으로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제조업체들은 가능한 이 논란에 휘말리고 싶지 않은 눈치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잘 풀어야 스마트TV 산업도 원활하게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주엽기자 블로그=Consumer&Prosu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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