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신종균 사장, “애플과 특허전, 당한만큼 돌려줄 것”
- 이재용 COO-팀쿡 애플 CEO 회동은 조문 차원, 특허전과 별개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애플과 특허전쟁은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싸움에 나설 것이다. 유리한 협상을 하기 위해서라는 소리가 있는데 그런 것은 아니다. 우리의 권리와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고 있다. 불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삼성전자가 만만한 회사가 아니다. 당한만큼 돌려줄 것이다.”
19일(현지시각) 삼성전자 신종균 무선사업부장(사장)<사진>은 홍콩 하버 그랜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애플과 벌이고 있는 특허전쟁에 대해 강공 입장을 재확인했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의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 추모식 참석을 계기로 조기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서도 “이재용 COO는 고객에 대한 조문 차원의 참석이었던 것이다. (특허소송 관련) 책임자는 바로 나”라는 말로 일축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전쟁은 지난 4월 애플의 문제제기로 시작됐다. 현재 애플이 제기한 삼성전자 태블릿PC ‘갤럭시탭 10.1’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이 독일과 호주에서 받아들여진 상태다. 삼성전자가 제기한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은 네덜란드에서 기각됐다. 지난 9월에는 ‘국제가전박람회(IFA) 2011’에서 공개한 ‘갤럭시탭 7.7’이 전시장에서 철수하는 수모도 당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불리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신 사장은 “지난 9월 등 가처분 신청은 아무런 준비가 없을 때 당한 것이다”라며 “삼성전자가 특허력이 낮은 회사가 아니다. 통신특허 외에도 멀티미디어 등 많은 특허가 있다. 그동안은 기술만 내세우고 법률적 대응을 잘 못했던 것도 있다. 이번 과정을 통해 많이 배웠다. 기술력만 비즈니스 능력만 가지고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최근 법무팀도 강화하고 전략도 다시 세우고 있다. 그들이 우리에게 한 것처럼 적극적인 대응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통신특허에 대해 ‘프랜드(FRAND: fair, reasonable & non-discrim inatory)’ 주장과 통신칩 제조사가 삼성전자와 맺은 크로스 라이센스를 통해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애플의 태도는 자신의 특허만 강조하고 상대 특허는 무임승차를 노리는 태도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
신 사장은 “반도체 회사와 크로스 라이센스 했다고 해서 삼성전자가 갖고 있는 특허가 소멸되는 것 아니다”라며 “소송 전략 탓에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경우의 수가 다양하다.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라며 반전 카드를 보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삼성전자는 네덜란드에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기각과는 별개로 특허와 법리 등을 보완해 다른 국가로 소송을 늘려가고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일본과 호주로 ‘아이폰4S’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국을 확대했다. 그동안 통신기술특허 침해만 문제 삼았던 것에서 사용자환경(UI) 관련 특허도 무기로 꺼내들었다.
신 사장은 “그동안의 법원 판결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은 좀 그렇다. 안타깝다는 마음은 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인데 조만간에 끝날 것 같지 않고 계속 패하면 안된다. 특허 측면에서도 법률적 측면에서도 좀 더 철저히 할 것이다. 스마트폰 위기설이 있었지만 잘 했던 것처럼 특허도 잘 할 것이다. 지켜봐달라”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삼성전자가 진행하는 공세 외에 애플 특허가 문제가 된 제품에 대해서는 회피 기술 적용과 디자인 변경 등이 속속 진행 중이다.
신 사장은 “이날 공개한 ‘갤럭시 넥서스’는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특허를 피해갈 수 있게 만들었다”라며 “새로운 디자인의 태블릿도 곧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홍콩=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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