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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LG전자, 백약이 무효?…구본준호 또다시 ‘적자’로

윤상호 기자

- 3분기 영업손실 319억원…휴대폰 부진, 터널 끝 안보여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LG전자가 또다시 적자로 전환했다. 3분기 영업손실 319억을 기록했다. 구본준 대표 취임 이후 5번의 분기 실적 발표 중 3번이 적자다. LG전자는 작년 9월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오너 체제로 바뀌었다. 위기 탈출을 위해 구본준 대표가 취임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LG전자가 부진에 빠진 것은 휴대폰 사업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대 적응에 실패했다. 휴대폰 사업은 작년 2분기부터 적자다. 문제는 흑자전환 시점을 예상할 수 없다는 점이다.

26일 LG전자는 지난 3분기 매출액이 12조9000억원을 기록 전기대비 10.3% 전년동기대비 4.0% 떨어졌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 2분기 1582억원 흑자에서 3분기 319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분기순손실은 4139억원으로 전기 1084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는 매출액 2조7624억원을 달성했지만 여전히 팔수록 손해다. 3분기 적자는 1388억원이다. 전기대비 매출액은 14.9% 감소했고 적자는 157.5% 증가했다. 3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2110만대로 전기대비 14.9% 줄어들었다. 다른 사업부는 모두 흑자를 나타내 휴대폰 사업이 전체 회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

LG전자 구본준 대표는 지난해 10월 취임사를 통해 “휴대폰 사업에서 LG의 위상은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라며 “(현재의 위기상황은)여느 산업보다 급격하게 변화해서 잠시만 방심해도 추월당할 수밖에 없는 냉혹한 게임의 법칙에서 비롯됐다”라고 말하는 등 휴대폰 사업 명예회복에 강한 의지를 내비췄지만 지금까지만 보면 성과가 없다. 통상 휴대폰 개발기간을 고려하면 3분기부터는 구 대표의 의향이 반영된 제품이 시장에 선보이는 시기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뼈아프다.

당기순손실 급증은 LG디스플레이 부진 탓이다. 3분기 LG디스플레이는 분기 손실로는 역대 최대치인 4921억원의 적자를 냈다. LG디스플레이는 구본준 대표가 창립 당시 주역을 맡았던 회사다. 공교롭게도 구 대표가 LG전자 대표를 맡은 직후인 작년 4분기부터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경영 환경을 제대로 읽지 못한 권영수 대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의 실적개선은 지금으로서는 시기를 점찍기 어렵다. 휴대폰 사업 부진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주력 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경제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캐시카우 역할을 해야 할 TV 역시 올해 목표를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결국 구조조정 등 비용절감을 통해 제품 판매 부진을 메우는 상황은 4분기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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