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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용? 통신용?…700MHz 주파수 불활실성 해소해야

채수웅 기자
[기획]데이터 트래픽 폭증시대의 주파수 정책 어떻게?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스마트폰 가입자 2000만명 시대가 열리고, 아날로그 방송의 종료를 1년여 앞으로 남겨둔 가운데 명확한 주파수 정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활용 가능한 주파수의 조기 발굴 및 할당은 물론, 정책방향을 명확히 해야 주파수를 갖고 사업을 영위하는 통신·방송 업계가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실행에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말 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 전환으로 발생하는 700MHz 대역의 108MHz폭의 용도 확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700MHz 불확실성 증가…산업활성화 ‘발목’=디지털 전환을 1년여 앞둔 상황에서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있지만 오히려 통신업계에서는 700MHz 주파수 정책과 관련해 정부가 이미 한차례 실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월 숨가쁘게 진행된 주파수 경매가 바로 그것이다.

지난 8월 경매에서는 1.8GHz와 2.1GHz, 800MHz 등 3개 대역의 주파수가 매물로 나왔다.

하지만 인기가 높았던 2.1GHz의 경우 방통위에서 사업자간 경쟁활성화를 위해 LG유플러스에 단독입찰권을 부여했고, 그 결과 SKT와 KT가 1.8GHz 주파수 확보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펼쳤다. 두 사업자 모두 양보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고 주파수 가격은 최초 최저입찰가에 비해 2배가 넘는 9950억원에 낙찰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당시 통신업계는 정부가 2013년부터 사용할 수 있는 700MHz 주파수에 대한 용도만 확정했어도 사업자간 과열경쟁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주파수 정책을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세울 수 있었지만 정부가 용도를 확정짓지 못하면서 시장에서 불확실성만 높인 결과를 초래했다는 평가다.

결국, 통신사업자들의 경우 ‘나오는 주파수는 무조건 확보한다’는 식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었다. 이는 주파수 효율성은 물론, 모바일 산업 전체적으로도 득이 되지 않는 결과를 초래 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700MHz 분배 효율성 극대화할 수 있는 곳에 써야=주파수 전문가들은 700MHz 대역의 경우 해외국가들의 할당동향, 글로벌 표준 등을 감안할 때 국내에서도 통신용으로 할당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지상파 방송업계는 주파수 폭이 108MHz에 달하는 만큼, 일부분은 차세대 방송을 위해 지상파 사업자에게 할당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주파수 대역폭은 여유가 있어보이지만 글로벌 표준 및 효율성을 감안할 때 이곳저곳 나눠줄 수 없는 상황이어서 방통위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방통위가 지난 7월 중장기 주파수 정책인 ‘모바일 광개토 플랜’을 마련하면서도 700MHz 용도를 확정짓지 못한 이유가 바로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지상파 방송사들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방통위 역시 700MHz는 이동통신용으로 할당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지상파 방송사를 자극하기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방통위가 전체 효율성보다 나눠먹기식 정책을 펼칠 경우 통신은 물론, 미디어 산업 전체가 뒷걸음 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의 상당부분이 동영상 등 미디어 콘텐츠 소비에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재현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그룹장은 “해외에서도 700MHz 대역에서 차세대 방송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면 우리도 참여해야 겠지만 국제적인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가 차세대 방송을 이 대역에서 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제적 고립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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