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카드/RFID

통신과 금융 결합한 스마트 페이먼트 시장 경쟁 본격화

이상일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11월 1일자로 KT가 BC카드를 자회사로 정식 편입시켰다. 앞서 SK텔레콤이 하나금융과 더불어 지난해 하나SK카드를 출범시킨 이래 통신회사와 금융의 융합 모델도 더욱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통신과 금융을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은 강력한 기능을 갖춘 모바일 기반의 스마트뱅킹 서비스가 제시되면서 더욱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말 현재 이미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2000만 명을 넘어서고 모바일 뱅킹 이용자 수는 스마트폰 뱅킹 이용자의 급속한 확대에 따라 2149만명에 이르렀다.

 

◆IT를 융합한 프로세싱 재정립 = 스마트폰을 통한 뱅킹 서비스와 증권 서비스 등이 활성화되면서 ‘스마트 금융’이 우리 생활에 급속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KT와 BC카드가 스마트 금융 전략 시동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면서 향후 전개 방향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T 이석채 회장은 KT와 BC카드의 금융 IT 융합 전략을 밝히는 기자 간담회자리에서 “KT는 통상의 카드업에는 관심이 없다. 경쟁자 중 하나로 들어가는 것은 관심이 없다”며 카드업 자체에 인수 목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KT가 BC카드 인수를 통해 공익적 목적을 달성할 것을 유난히 강조했다.

 

KT와 BC카드가 밝히고 있는 사업지향점은 (카드)프로세싱 효율화로 페이먼트 인프라의 사회기여도를 강화하고 마케팅 역량의 서비스화를 통해 중소가맹점의 매출 증대를 지원하는 것이다. 또 이를 기반으로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글로벌 페이먼트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업계에서는 BC카드가 프로세싱 서비스 제공자이자 마케팅 서비스 제공자가 될 것이라며 공익적인 부분을 강조하고 있지만 사실 페이먼트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가져가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전에도 BC카드는 프로세싱 사업자였다”며 “KT에 피인수되면서 프로세싱을 강화하겠다고 나선다고 발표한 것은 새로울 것이 없다”고 말했다.

 

사실 BC카드는 태생 자체가 은행들의 카드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은행들이 연합해 설립됐으며 신용카드의 발급대행, 이용대금 명세서등의 출금, 가맹점에 대한 입금, 신용카드 사고에 관한 사후관리, 홍보 업무 등을 대행하고 있다. 

 

이미 업무상으로 프로세싱 컴퍼니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 따라서 BC카드와 KT는 이러한 프로세싱 업무를 IT와 결합한 페이먼트(Payment)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위해 손을 잡았다는 것이 타당하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페이먼트 시장은 비자(Visa)와 마스터카드(Mastercard) 등 카드 프로세싱 회사를 비롯해 구글과 페이스북 등 인터넷 기업에 이르기까지 전사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신흥시장이다.

 

특히 소셜네트워크 등 모바일 환경 변화와 소액결제의 산업 융합이 본격화되면서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1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쇼핑 경험자 중 76.3%는 ‘앞으로도 모바일 쇼핑을 계속하겠다’고 답했고 모바일을 통한 결제 금액은 5만원 이하(69.8%)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으로 알려지는 등 모바일 결제 시장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러한 근간에는 모바일 페이먼트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다.

 

◆세계시장 진출, 걸림돌 산재 = 하지만 국내 모바일 페이먼트 시장은 아직 휴대폰과 스마트폰을 통한 결제에 한정돼있다. 외국의 경우 모바일 신용카드를 비롯해 NFC(근거리지급결제) 등 스마트 금융 기술이 그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스마트 지급결제의 글로벌 규격에도 들어가 있지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KT와 BC카드는 이러한 글로벌 페이먼트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스마트 금융 실현을 위한 기술 개발과 카드 및 금융사와의 프로세싱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이미 KT와 BC카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스마트 지급결제를 위한 표준규격을 개발해 연내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이 표준규격은 국내 다른 카드사들도 준수하는 규격으로 이를 통해 비자나 마스터에 지불하는 라이선스 비용을 줄이는 한편 아시아 및 글로벌 페이먼트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또한 KT와 BC카드는 11월 중순경에 명동에 NFC 시범존을 구축하기 위해 통신사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KT 양현미 전무는 “최근 카드사들과 협의해서 신한카드는 기존 30여개 카드를 모바일로 전환하는 것을 진행하고 있으며 삼성카드도 카드를 모바일로 전환해 플랫폼에 올리도록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11월 1일 BC카드가 KT에 공식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스마트 금융 시장 활성화를 위한 기술적 준비와 이해관계자와의 협의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글로벌 페이먼트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양사의 행보에는 걸림돌도 많다는 지적이다. 우선 법적 규제가 장애로 떠오르고 있다.

 

모바일 신용카드의 경우 국내법상 우선 플라스틱 신용카드를 발급한 후 모바일 카드를 발급할 수 있게 돼있다. 모바일 신용카드가 편의성을 중시한 결제 솔루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의 모바일 신용카드는 절름발이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BC카드와 KT, 그리고 ETRI가 개발하고 있는 스마트 결제 표준의 경우 해외 시장에서 얼마만큼 통용될 수 있느냐가 문제다. 이미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카드 프로세싱 업체들이 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 페이먼트 시장이 초기단계라고 하지만 외국기업들이 치고 나가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며 “특히 규제면에서 자유로운 외국업체들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어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을 노리는 사업모델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물론 KT는 한국, 일본, 중국 3국이 모여서 글로벌 페이먼트를 위한 다양한 작업을 진행중에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KT와 BC카드로선 국내에선 수수료 문제와 역차별 논란, 그리고 세계 시장에서는 표준규격의 주도권을 놓고 어려운 싸움을 전개해 나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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