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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NFC 결제서비스, 과연 명동을 벗어날 수 있을까

박기록 기자

 

[IT전문 미디어블로그 = 딜라이트닷넷]



 

 

서울 명동 일대를 중심으로한 NFC(근접통신) 시범사업이 지난 10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통신 3사, 카드 11개사, VAN 3사 등 이 참여한 가운데 막이 올랐습니다. 관련 업계에 활기가 돕니다.

 

NFC 시범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11일 주식시장에서는 케이비테크놀러지, 유비벨록스 등 NFC칩을 공급하는 스마트카드 솔루션 관련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습니다.


또한 신한카드, BC카드 등 일부 카드사들은 NFC 결제가 가능한 차세대 모바일카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선언했고, 서을지역 교통카드 브랜인 티머니도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명동 NFC 존' 시범 사업에 참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번 새로운 결제 방식으로서 NFC는 지난 2000년대 초반, 제시됐었던 모바일 결제서비스와 비교해 결제모델의 신선함과 기술적인측면에서의 혁신성이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모바일과 근거리통신은 각각 그 자체로 이미 존재한 기술이었기때문입니다. 

 

'날으는 자동차'처럼 기술적 혁신성만 뛰어나다고해서 무조건 성공하는 것도 아닙니다.

 

'NFC결제 모델'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긍정적인 전망과 부정적인 견해가 뒤섞이고 있는 듯합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번 방통위와 이통 3사 주도의 이번 NFC 결제 시범사업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방통위가 아니라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이 주도했어도 마찬가지 반응이었을 겁니다.
 
"새로운 형태의 결제 기능을 제공하게 됐다는 측면에선 의미를 부여할 수는 있으나 그 외의 것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검증이 필요하다"는 시각입니다.


즉, NFC기반의 모바일 결제 시범사업을 상용사업으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국제적인 결제표준의 정립, 보안및 시스템의 안정성, 결제 인프라의 확산 로드맵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번 '명동 NFC 존' 사업만으로는 아직 신뢰를 보내기에 충분치 않다는 것이죠. 심지어 "NFC 결제 모델은 명동을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습니다.

 

◆NFC 결제 인프라...사업성 떨어지면 '계륵'으로


NFC결제가 원할하게 이뤄지려면 이를 읽을 수 있는 단말기의 보급이 필요합니다. 사실 이번 명동 시범지역에서 처럼 200여개 가맹점에 뿌리는 것은 비용이 들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실패한다해도 참여 업체들이 크게 타격을 입지 않기때문이죠.

 

문제는 이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느냐인데 이는 철저하게 시장논리, 비즈니스 논리로만 접근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전국 수백만개의 가맹점에 NFC결제 단말기를 배포하는 것은 나이스, KS넷등 VAN사들과, 사업에 참여하는 카드사들의 이해가 맞아 떨어져야하는데 비용면에서 쉽지 않습니다. 또한 단말기 설치 비용을 가맹점에 전가하기도 쉽지 않은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정말 문제는 기껏 단말기를 깔아놓았는데 사용량이 극히 떨어지는 경우입니다. 'NFC가 제공되는 스마트폰이 확산되면 자연히 NFC 결제 이용자가 늘어나지 않겠느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 모바빌결제 서비스 사례에서 보듯, 스마트폰의 확산과 결제 이용율이 항상 정비례하지 않습니다.


만약 VAN사들 입장에서 단말기 설치 비용을 뽑지 못한다면 이는 고스란히 적자로 누적될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카드사들은 가뜩이나 카드 수수료 인하 압력때문에 골치입니다. 인프라 확장비용을 고객에게 수수료로 전가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과거 전자화폐, 모네타 처럼 지금까지 여러형태의 모바일 결제서비스가 꽃을 피우지 못하고 사그라진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NFC라고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어중간하게 결제 인프라를 깔아놓았기때문에 철수도 못하고 그렇다고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지 못하는 계륵같은 상황이 되는 것이죠.


물론 방통위에게 이번 명동 NFC 결제 시범사업이후 상용화에 대한 로드맵까지 제시하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입니다.


어디까지나 방통위의 역할은 사업이 점화될 수 있도록 이번처럼 시범사업 밥상을 차리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 금융권, NFC결제 '보안'에 여전한 의구심

 

시범사업이라 그랬는지, 아니면 의도적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NFC 시범사업에서 금융감독원 등 금융 당국이 빠져 있습니다.

 

하지만 NFC결제가 상용화되려면 '전자금융감독규정'에서 요구하는 까다로운 보안절차는 물론 서비스 제공 사업자들은 금융감독 당국의 엄격한 관리 감독을 불가피하게 수용해야만 합니다.   

 

한편으론 금융권에서는 NFC결제방식에 대해 아직 100% 신뢰를 보내지는 않고 있습니다.

 

시중 은행의 한 관계자는 "시범사업 수준에서의 리스크 정도는 감수할 수 있지만 이것이 상용화됐을 경우에 보안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은행권에서 보이는 이같은 신중한 입장은 사실 당연한 것입니다. 물론 NFC기반의 결제서비스는 현재 유럽,미국, 일본 등에서 시도되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국내 결제 환경으로 도입하기에는 이른 것이 사실입니다.


NFC가 결제방식에 있어 기존 무선방식에 비해 안전하다고는하지만 해킹이나 결제시스템의 안정성이 충분히 검증되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또한 국제적으로 결제표준으로 아직 NFC가 확립된 상태도 아닙니다. 특히 올해 발생한 금융권의 치명적인 보안사고로 인해 현재 금융권에서 모바일뱅킹에 대한 투자는 상당히 경색된 상황입니다.


국내 금융권에서는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지난 2년여 동안 모바일뱅킹 서비스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지만 본격적인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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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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