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MS가 사무실 인테리어 사업을?

심재석 기자

[IT전문 미디어블로그 = 딜라이트닷넷]

아마 이 기사를 클릭한 독자들 중 일부는 이 기사 제목은 ‘낚시’일 것이라고 예상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글로벌 1위의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와 공간 인테리어는 아무 관계가 없을 듯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낚시가 아닙니다.
정말 MS가 사무실 내부 공간 배치에 관한 인테리어 사업에 나섰습니다.

 

물론 MS가 비즈니스 모델을 바꾼 것은 아닙니다. MS는 여전히 소프트웨어 기업입니다. MS가 사무실 인테리어에 나선 이유는 바로‘스마트워크’ 때문입니다.

최근 1~2년 모바일 디바이스가 발전하면서 스마트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일을 하면서 일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이자는 것이 스마트워크입니다. 스마트워크는 국내에선 범정부 차원에서 도입되고 있으며, 기업들도 앞다퉈 스마트워크 도입에 나서고 있습니다.

MS는 이 같은 스마트워크 흐름에 맞춰 이메일, 협업포털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면서 매출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MS는 지금까지의 스마트워크에 대한 ‘회의감’을 표시합니다. 기업이 직원들에게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를 나눠주고, 모바일을 통해 이메일을 확인하고 결재를 올릴 수 있도록 했어도 업무의 효율성과 효과성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입니다.

MS는 “아무리 최첨단 IT기술을 도입해도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이후 어떻게 하면 진정한 스마트워크를 이룰 수 있을까 연구에 들어갔습니다.

그 결과 MS는 스마트워크를 이루기 위해서는 IT기술보다는 ‘일하는 공간’과 ‘사람’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조사와 테스트를 진행해 연구한 결과, 책상 배치에 따라 업무 생산성이 다르고, 회의실 구조 및 분위기에 따라 아이디어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한국MS 이승식 부장은 “5~6명이 몇 시간씩 회의를 할 때는 성과가 없다가 회의 끝나고 2~3명이 담배 피우면서 얘기할 때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합니다. 분위기 딱딱한 회의실에서 바퀴 달린 의자에 둘러 앉아 이야기하는 것은 아이디어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회의실을 편하게 담배 피우며 수다 떠는 듯한 분위기로 만들면 아이디어를 더 쉽게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MS는 미국 시에틀 본사에 ‘워크플레이스 랩(업무공간 연구소)’를 설립해 어떤 사무공간이 효과적인지 정식으로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휴게실 형태의 미팅 공간이나 개인 전화 공간, 허브 형태의 책상 배치, 개인 업무 공간 등 어떻게 하면 가장 효과적인지 방법론을 만들었습니다.

이 방법론을 바탕으로 MS 전 세계 지사의 사무실 리모델링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싱가폴에 있는 MS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사무실도 전체적인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고, 한국MS 사무실에도 일부 이 방법론을 도입했다고 합니다.


MS는 자체적으로 도입한 것을 넘어 이 결과물을 바탕으로 컨설팅 사업에 나섰습니다. MS에는 비즈니스 컨설팅 조직이 없기 때문에 삼일PwC와 협력해 이 사업을 진행합니다. MS가 도출한 방법론을 가지고 삼일PwC의 컨설턴트들이 현장에 접목하는 것입니다.

한국MS 이승식 부장은 “수험생 방의 벽지를 바꿨더니 성적이 올라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면서 “단순히 심미적인 효과뿐 공간에 변화를 주면 업무 환경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MS가 사무실 공간 컨설팅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하는 방식에 대한 방법론도 제공합니다. 기존에는 직원들을 업무별로 분류했습니다. 하지만 MS는 일바는 스타일로 분류해서 최적의 업무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회의가 많은 사람인지, 외근이 많은 사람인지 분석해서 사무 공간 및 IT기술을 설계합니다.

[심재석기자 블로그=소프트웨어&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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