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IT산업 결산과 전망/소프트웨어] 메가 트랜드의 시대

심재석 기자
[디지털데일리 심재석 기자] 올해는 클라우드 컴퓨팅, 빅 데이터, 모바일 컴퓨팅 등의 메가 트렌드가 소프트웨어 업계를 달궜다.
 
물론 이들 기술 및 트렌드가 100% 새로운 것들은 아니다. 하지만 이같은 트렌드가 국내외 소프트웨어 및 IT 업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지난 해 최악의 위기를 겪었던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올해 다시 안정을 찾은 모습이다. 아직 완벽하게 과거의 모습을 되찾지는 못했어도 최악의 상황은 극복했고, 새로운 소프트웨어 트렌드와 맞물려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SW 정책도 갑론을박이 많았다. 특히 공생발전형 SW정책은 뜨거운 감자였다. 대형IT서비스 업체들은 큰 반발을 일으켰지만, SI(시스템통합)성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순수 패키지 SW 업체들은 이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클라우드와 함께 떠오른 빅 데이터 = 올해 SW 산업의 트렌드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 데이터, 모바일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 해부터 이슈가 된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관심은 올해도 여전했다. 아직 일반 기업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대대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다만 올해는 기업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의 개념을 이해하고 앞으로의 방향으로 설정한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는 시기였다.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관심은 가상데스크톱환경(VDI)로 발현됐다.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용량의 데스크톱을 이용할 수 있는 VDI는 기업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개념에 익숙해지는 데 한 몫을 했고, 실제로 VDI를 구축한 기업들이 올해 급증했다.

빅 데이터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올해의 이슈였다. 빅 데이터는 아직 IT업체들이 주도해 화두를 던지고 있는 상황이다. EMC, HP, IBM, 오라클, SAP, SAS 등이 주로 빅 데이터의 가치를 역설하고 있다. 이 글로벌 SW 업체들은 앞으로의 전략은 클라우드와 함께 빅 데이터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아직 빅 데이터를 현장에서 활용하는 사례를 찾기는 힘들다.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소셜 미디어 분석에 나서고 있지만, 그 규모나 방법 면에서 빅 데이터라고 부르기는 힘든 수준이다.

모바일 컴퓨팅 역시 사그라지지 않는 화두였다. 기업들은 여전히 기존 업무 시스템을 모바일로 이전하는 노력을 그치지 않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VDI도 이와 같은 노력의 일환이었다. 

다만 ‘모바일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플랫폼(MEAP)’의 활용은 크게 확산되지 않았다. MEAP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부터 관리, 백엔드 연결까지 관장하는 플랫폼 개념임에도 처음에 개발 편의성에만 초점이 맞춰져 알려지다 보니 일부 기업들은 실망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아직 기업들이 모바일 환경에서 사용하는 업무가 많지 않아 MEAP의 가치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국내 대표 SW 기업들, 부활의 날개짓 = 티맥스소프트, 한글과컴퓨터, 핸디소프트, 인프라웨어 등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지난 해 자금유동성 부족, 경영진의 도덕성 문제 등으로 위기에 빠졌었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를 일신했다. 이들은 새로운 주인을 만나 경영이 안정되거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진행했고, 실적도 향상됐다.

워크아웃에 돌입한 티맥스소프트는 구조조정으로 수익률이 대폭 향상됐고, 한글과컴퓨터도 잇따라 최대 실적을 이어갔다. 상장폐지 됐던 핸디소프트도 다산네트웍스에 인수되면서 안정감을 찾았고, 인프라웨어는 모바일 오피스 소프트웨어로 회생했다.

최근 한글과컴퓨터가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주식거래가 중지되고, 검찰에 고발되면서 다시 위기를 맞기는 했지만, 과거 경영진의 잘못이기 상장폐지 등 최악의 상황은 면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SW 진흥 정책은 뜨거운 감자 = 지식경제부가 하반기 발표한 ‘공생 발전형 SW 생태계 구축 전략’은 뜨거운 논쟁을 일으켰다. 공공정보화 시장에 재벌 계열 대기업이 참여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이었다. 이 전략은 시장에서 업체들 각자의 입장에 따라 갑론을박을 벌어졌다. 

정책의 피해자인 대기업 IT서비스 업체가 반발한 것은 당연했지만, 중소 SW 업계에서도 의견이 나뉘었다. 시스템통합(SI)을 병행하는 SW 업체는 정부의 정책을 환영했다. 대기업이 퇴출된 시장에 자신들의 파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순수 패키지 SW 업체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SW와는 관계 없는 SI 정책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대기업의 횡포(?)에 적절한 제한을 가해야 한다는 생각에 SW 업체들은 동의했다.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는 뜻하지 않게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차기 대권주자로 떠오르면서 안철수연구소에 배정된 연구비를 국회에서 삭감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 사건은 정치적 논란 끝에 안철수연구소 연구비가 아닌 WBS 사업에서 예산이 삭감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2012년 글로벌 트렌드 가속화 예상 = 클라우드, 빅 데이터, 모바일 등 IT트렌드는 2012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소셜 컴퓨팅 및 인메모리 컴퓨팅 등 새로운 기술이 접목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들의 2012년도 기대가 된다. 올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만큼 내년에는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시기다. 다만 최근 보안이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면서 정부 및 기업의 IT투자는 보안을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 비(非) 보안 SW 업체들의 고전이 예상되기도 한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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