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전스

ICT정책 누가 주도?... 정통부 부활 논의 가속화될까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 윤상호기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전격 사퇴로 향후 방통위 조직에 대한 정체성 정립 논의가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최 위원장은 측근 및 본인 자신에 대한 비리의혹에 "모든 육체적, 정신적 정력을 소진했기에 떠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일부 방통위 시절 수혜를 받은 곳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통신·방송업계 모두 방통위 탄생을 실패로 규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최 위원장 사퇴를 계기로 ICT 업무를 총괄할 수 있는 조직개편 논의가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위원장 사퇴 및 향후 방통위 조직개편에 대해 방송·통신 업계 의견을 수렴한 결과 대부분 현재의 방통위 조직을 그대로 운영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강력한 독임제, 또는 방송과 통신을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전반적으로 방통위 4년에 대한 평가는 '재앙'으로 귀결되고 있다. 방송과 통신 융합이 사실상 성과를 내지 못했고, 방송을 중심으로 한 정무적·정치적 결정이 많아지면서 산업이 일보 후퇴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통신·방송 업계는 최시중 위원장 사퇴와 관련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면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ICT 정부조직이 한단계 진화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통신업계는 방통위 출범이후 정책적 측면에서 방송에 비해 정책적으로 소외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방송업계는 무수히 많은 갈등으로 인해 정무적 판단이 아닌 독립적인 기구로 재탄생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업계에서는 방통위 4년을 재앙이라고 표현했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번일을 계기로 정보통신업계가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방송에 치우친 감이 있었는데 이번을 계기로 통신 정책 등에 대해 좀 더 신경을 쓸 수 있는 방통위가 됐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정치적 의도에 의해 산업이 희생돼서는 안되는데 임기내내 정무적, 정치적 판단에 휘둘린 것이 사실"이라며 "융합이라는 미명하에 방송통신을 묶을 이유는 사라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모든 것을 정무적 시각으로 보니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며 "위원회 조직보다는 강력한 독임제 기구가 재탄생해서 산업을 중심으로 한 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방통위 사무국은 예기치 못한 최 위원장의 전격 사퇴로 혼란상태에 빠져있다. 하지만 위원회 공백과는 별개로 업무공백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한마디로 황당하다"면서도 "내부적으로 혼란스러운 분위기지만 열심히 일 하는 것 말고는 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채수웅 기자
woong@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