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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 미래를 관통하다… 올림푸스 OM-D의 클래식 디자인

한주엽 기자
- 다이나카 다이스케 올림푸스이미징 수석 디자이너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올림푸스한국은 13일 고사양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 OM-D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과거 올림푸스의 필름카메라 OM 시리즈의 디자인 정체성을 그대로 이어받은 클래식 디자인이 최대 특징이다.


OM-D의 디자인을 총괄 지휘한 다이나카 다이스케 일본 올림푸스이미징 수석 디자이너는 “OM-D의 디자인이 복고풍이라는 평가가 있는데, 맹목적으로 그걸 추구한 것은 아니다”라며 “카메라가 가진 정서적 느낌을 최대한 살렸고 그러한 가운데 과거로 회귀한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개발 과정에서 OM-D의 디자인이 굉장히 많이 바뀌는 등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모티브로 삼았던 OM 시리즈의 기본 컨셉트인 ‘소형화’를 추구하면서도 플래그십 제품에 걸맞은 신뢰성, 즉 내구성을 동시에 만족시켰다고 소개했다.

그는 “고급형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인 E-5 같은 모델은 계속 가져갈 것이고 후속기도 예정돼 있다”며 “그러나 보급기 혹은 중급기의 자리는 OM-D가 대체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은 다이나카 다이스케와의 일문 일답.


Q. OM-D를 디자인할 때 가장 신경 썼던 점은?

- 필름카메라였던 OM 시리즈의 핵심 디자인 요소를 넣으면서도 하이테크를 조화롭게 구성하는 것이었다. 모르는 사람들이 봐도 ‘아 디자인이 좋다’라고 느낄 수 있다면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상당히 반응이 좋다.

Q. 구체적으로 말해보라

- 카메라 헤드를 보자. OM-D는 필름카메라인 OM1~4의 헤드 모양을 참고하면서 기능에도 신경을 썼다. OM-D가 자랑하는 5축(상하·좌우·수평운동·상하운동·회전) 손떨림 보정기구가 헤드 안쪽에 들어가 있다.

반사 거울이 있던 필름카메라는 헤드에 펜타프리즘이 들어갔었다. 손떨림 보정 기구를 헤드에 집어넣은 이유는, 위치가 중요한 부품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손떨림 보정 기구는 렌즈와 일직선상에 있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다.

한 가지가 더 있는데, 바로 필름을 감는 노브를 임의로 재생했다는 점이다. 필름카메라 시절에는 엄지손가락이 노브에 걸려 그립감을 높이는 효과를 줬다. 디지털 시대에는 노브가 필요 없기 때문에 임의로 고무 그립을 덧댔다. 아름다움을 가지면서도 기능까지 잡은 것이다.


Q. 후지필름도 X-프로1을 공개하는 등 최근 복고풍 디자인이 대세가 되는 것 같다

- 복고풍이 유행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카메라가 디지털화 되고 기술이 점점 발전하면서 잃어버린 것들, 그러니까 카메라가 가진 정서적인 느낌을 되살리려 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레 ‘복고’가 떠오르는 디자인이 나온 것으로 단순하게 복고만 추구한 것은 아니다. 잃어버린 것들, 놓쳤던 부분을 잘 살려내다 보니 과거로 회귀한 디자인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Q. 기존 펜 시리즈와 디자인 정체성이 어긋난다고 생각하지 않나

- 펜은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 항상 가지고 다니는 고급스러운 물건을 지향하고 있다. OM-D는 크리에이티브한 도구에 초점을 맞춰 디자인을 했다. 다를 수 밖에.

Q. 블랙과 실버 컬러를 쓴 이유가 있나

- 과거 OM 시리즈가 블랙과 실버 컬러를 사용했다. 혹시 요구가 있다면 다른 컬러도 검토할 수 있다. 그런데 블랙과 실버 컬러가 좋지 않나?

Q. OM-D 디자인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 플래그십 기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신뢰성이다. 즉 내구성이 좋아야 한다. 방진과 방적을 구현하면서 디자인을 살리는 게 가장 어려웠다. OM-D 왼쪽에는 HDMI 포트를 덮는 고무 커버가 있다. 덮으면 물이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 그러면서도 편하게 쓸 수 있어야 한다. 또, 흉해 보이지 않아야 한다. 그런 점들을 구현해내기가 쉽지 않았다.


Q. 틸트 방식 터치 디스플레이가 이채롭다

-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터치 기능을 삽입했고 하이·로우 앵글 촬영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틸트 기능을 덧댔다. 스위블을 고려했지만, 스위블로 가려면 왼쪽에 경첩(힌지)를 장착해야 하는데 크기 면에서 손실이 있었다. 사진을 찍을 때는 렌즈와 디스플레이가 일직선상에 있는 것이 조화롭다는 계산도 틸트로 간 이유 중 하나다.


Q. 방진 방적 기능을 넣기 위해 무게에 대한 손실이 있지 않았나

- 방진 방적을 위해 들어가는 부품은 고무 실링 정도이기 때문에 늘어나는 무게는 많지 않다. 오히려 강도를 높이기 위해 마그네슘을 많이 사용한 것이 무게에 영향을 줬다.


Q. 사내에서 품평회 같은 것 하지 않았나

- 했다. 처음 OM-D의 디자인은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 반응이 좋지 않아서 완전히 뜯어고쳤다. 최종적으로 이 제품의 샘플을 만들고 사내 품평을 했을 때 굉장히 반응이 좋았다.

Q. 다이얼 배치는 과거 OM 시리즈의 배치를 그대로 계승한 것인가

- 참고는 했지만 그대로 반영하지는 않았다. OM 시리즈의 어떤 정신을 계승한다는 차원이지 디지털로 복원한다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금 시대에 맞도록 변형이 가해졌다.


Q. 그립을 제공하는 이유는 뭔가. 덩치가 커지니 미러리스의 본래 가치가 훼손되는 느낌이다

- 펜 시리즈와의 차별점을 갖기 위한 상징적인 액세서리일 수 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그립감을 강화하는 도구로 제격일 것이다. 크리에이티브한 카메라로 OM-D를 바라본다면 이상할 것이 없다.

Q. 기존 DSLR 라인업인 E 시리즈를 잠식하지는 않을까

- E-5 같은 모델은 계속 가져갈 것이다. E-5의 후속기도 예정되어 있다. 그러나 보급기 혹은 중급기의 자리는 OM-D가 대체할 것으로 본다.

Q. 펜 초기 모델부터 디자인을 책임졌다. 카메라 디자인할 때 최우선으로 뭘 꼽나

- 어떤 사람이 사용하는가가 중요하다. 즉 고객 층이다. 예를 들어 작고 가벼우면서도 셔터만 누르고자 하는 사람에게 OM-D의 다이얼은 맞지 않을 수 있다.

Q. 삼성전자 미러리스 카메라의 디자인을 어떻게 보나

- 미러리스 뿐 아니라 삼성의 모든 카메라 제품군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 미러리스 카메라라면, 아이펑션 기능을 높게 평가한다. 좋은 아이디어다. 굉장히 편리하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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