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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日올림푸스 M&A 추진… 최대 2조원대 딜 될 듯

한주엽 기자
- 이건희 회장 “의료기기 사업 조기 육성하라” 지시 따른 것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가 의료기기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회계 부정 사건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일본 올림푸스의 인수합병(M&A)을 포함, 포괄적인 지분투자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올림푸스는 세계 내시경 시장에서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는 1위 업체. 삼성은 최대 2조원대의 자금 투입을 계획하고 있다.

일본 현행법상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 가능성이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외자 출자를 제한하고 있는데다 소니와 후지필름 등 현지 업체들이 투자 의사를 밝힌 상태여서 삼성전자의 계획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의료기기 사업의 조기 육성 의지를 내비치며 당초 계획 대비 투자 금액을 두 배 이상 확대, 관련 업체를 적극적으로 M&A하라고 지시한 만큼 어떤 식으로든 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국내 의료기기 업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기술력과 영업조직을 갖춘 올림푸스의 내시경 사업 부문을 인수키로 의사 결정을 끝내고 물밑에서 접촉을 하고 있다”라며 “이는 삼성전자 내에서도 소수만 알고 있는 극비 사안”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결정은 신수종사업으로 정한 의료기기 분야를 조기에 육성해야 한다는 이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은 2020년까지 의료기기 분야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으나 이 회장은 최근 투자 금액을 2조8000억원으로 확대, 자기공명영상(MRI)·컴퓨터단층촬영(CT)·내시경 등 의료영상진단 분야 업체를 적극 M&A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최근 MRI 분야에서 국내 유력 업체 가운데 지분 투자 대상을 선정했으며 내시경의 경우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올림푸스를 염두에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부 유출을 우려한 일본 정부가 투자 승인을 내 주지 않을 경우에 대비, 파나소닉과 공동으로 올림푸스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디지털일안반사식(DSLR)과 미러리스 카메라의 렌즈 및 이미지센서 플랫폼을 올림푸스와 공용하고 있으므로 투자가 이뤄질 경우 시너지 효과가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공동이든 단독이든 올림푸스 지분 20~30%를 인수할 경우 삼성전자는 최소 1조원에서 최대 2조원대에 이르는 자금을 투입해야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2008년 무산된 샌디스크 M&A건 이후 최대 규모의 딜이다. 일본 증시에 상장된 올림푸스의 23일 기준 시가총액은 3879억엔(우리 돈 5조4500억원) 수준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 외신을 통해 비슷한 얘기가 나온 적이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올림푸스한국 관계자도 “본사 소식을 한국 법인이 세밀하게 알기 힘들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의료기기업체인 메디슨을 인수한 이후 혈액검사기를 시작으로 디지털엑스레이(DR) ‘엑스지오’ 등을 선보이며 의료기기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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