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금융권 ‘포스트 차세대’에서 외면받는 IBM…기업, 우리은행 선택에 주목

박기록 기자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금융권의‘포스트 차세대’ 논의가 올 상반기중 본격 점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IBM 메인프레임이 과연 생존할 수 있을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한국거래소(KRX)가 차세대시스템 주전산플랫폼으로 유닉스를 넘어 x86서버에 리눅스 OS를 적용할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의 플랫폼'이란 이미지가 워낙 강하게 박혀있는 IBM 메인프레임으로서는 금융권에서 생존하기 위한그만의 특별한 존재감을 부각시켜야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한국IBM은 늘 그랬듯이 본사 차원의 메인프레임의 성능 개선발표 내용을 주기적으로 반복할 뿐 국내 금융권의 마음을 되돌릴만한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고객들이 달라진 IBM 메인프레임의 성능을 제대로 인정하려들지 않고 있다’며 고객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모습마저 읽힌다.   

 

이런 가운데 올해 한국IBM의 핵심 고객사인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기존 IBM 메인프레임 기반의 주전산시스템의 교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어서 금융IT업계가 그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핵심 IT사업중 하나로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계획을 선정하고 이를 위한 검토작업에 착수했다. 검토 결과가 나올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올 상반기중으로는 윤곽이 들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을 최종 결정할 경우에 대비해 올해 관련 IT예산을 1100억원 이상 배정해 놓았다.


만약‘메인프레임 유지’쪽으로 결론이 난다면 기존의 검토는 없던일이 되겠지만 만약 교체쪽으로 결론이 난다면 전격적으로 교체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최종 결정은 나지 않았지만 우리은행이 적지않은 규모의 IT예산까지 잡아놓았다는 것은 이미 방향성에 있어서는‘탈 IBM 메인프레임’에 무게를 두고있음을 의미한다.


IBK기업은행도 이미 지난해 ‘포스트 차세대 구축설계 및 실행계획 수립’ 으로 명명한 컨설팅을 5개월여에 걸쳐 진행한 바 있다. 향후 5년간 2600억원이 투입되는  기업은행의 포스트 차세대 프로젝트에도 역시 핵심은 '탈 IBM 메인프레임'이다. 

 

다만 지난해 기업은행이 포스트 차세대를 위한 사전 컨설팅을 통해 내린 결과는‘당분간 유보’였다. 기업은행은 IBM 메인프레임에 대해서는 기존, 교체, 대안 등 3가지 안을 모두 세밀하게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물론 향후 5년간 진행될 포스트 차세대 프로젝트에서 주전산시스템의 교체는 중장기 과제로

놓고 생각할 수 있는 만큼 미리부터 특정한 방향을 선택하는 것은 기업은행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다만 금융권 IT전문가들은 메인프레임의 비용구조및 유지보수, 시스템의 유연성 여러 상황을 고려할때 기업은행도 결국은 다른 시중은행들과 같은 개방형 환경으로의 전환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높게 점치고 있다.


대규모의 '포스트 차세대'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의 선택에 따라 국내 하이엔드 서버 시장의 판도는 격랑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만약 한국IBM이 두 은행을 모두 잃게 됐을 경우, 그 충격의 강도는 적지않을 전망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밝혀진 비씨카드와 'OIO계약 파기'를 놓고 벌이는 법적분쟁은 한국IBM으로서는 뼈아픈 장면이 아닐 수 없다. 계약파기의 원인이 다양할 수 있겠으나 그 중요한 이유중 하나로 메인프레임의 고비용 구조가 꼽히기 때문이다.    

 

<박기록 기자>rock@dd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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