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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금융IT⑨] 웹접근성 확보…금융권, 올해 컴플라이언스 투자 견인

박기록 기자

[2012 금융IT⑨] 컴플라이언스 & 웹접근성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이상일기자] 올해 금융권의 IT투자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만한 민감한‘컴플라이언스’(Compliance, 규제 대응) 이슈는 없다.


최근 몇 년간 금융권의 큰 이슈였던 IFRS(국제회계기준)와 관련한 IT투자는 마무리가 됐고, 또 바젤2에 이은 바젤3는 아직‘관찰’기간이라 아직 구체적인 대응 요건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다.    


2013년 부터 준정부기관의 IFRS 의무 적용이 예정돼있기 때문에 국내 80여개 준정부기관의 IFRS시스템 구축 시장을 둘러싸고 IT업계와 회계법인간의 경쟁이 다시 가열되고 있는 분위기이지만 준정부기관의 경우‘연결 공시’ 부분이 없는 업무의 특성 때문에 IFRS 사업비는 평균 5억원 내외의 소규모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금융권에서 가장 시급한 컴플라이언스 현안은 '웹접근성' 확보가 꼽힌다. 금융회사를 비롯한 기업들은 2013년4월11일까지 ‘웹접근성’을 확보해야한다. 


앞서 지난 2009년 금융감독원은 ‘장애인 전자금융서비스 이용편의성 제공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그 보다 앞서 2008년에는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의한 법률’(일명 ‘장차법’) 등이 제정됐다. 특히 웹접근성은 인터넷뱅킹 등 웹사이트뿐만 ATM(현금입출금기)와 같은 비웹사이트도 동시에 적용돼야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올해 금융권의 ‘e뱅킹 고도화’와 맞물려 올해 금융 IT투자의 매우 중요한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 '웹접근성'개선, 금융권 e뱅킹 사용환경 대폭 개선 예상 = 웹 접근성은 기본적으로 모든 인터넷 브라우저와 운영체제(OS)에서 어떠한 제약도 없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이다. 장애인을 포함해 사용자들도 손쉽게 인터넷뱅킹과 같은 전자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금융회사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라는 것이 정책 취지이다.


‘웹접근성’확보는 어찌보면 당연한 것일 수 있지만 국내 금융권에서는 그동안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일단 제한된 IT예산에서 웹접근성은 IT투자의 후순위로 밀렸던 이유가 가장 크지만 기술적인 요인도 있다. 이는 보안을 위해 금융권이 기본적으로 채택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브(Active) X’ 때문이다.

윈도 익스플로러에서 구동되는 액티브X 때문에 윈도 익스플로러를 제외한 타 브라우저와 윈도 운영체제를 제외한 타 운영체제에서 국내 금융권의 홈페이지는 물론 인터넷 뱅킹을 사용하는 데 제한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법적, 제도적 정비와 기술 발달에 따라 이러한 제약이 풀리고 있다. 특히 웹접근성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은행권은 오픈뱅킹(Open Banking) 시스템 구축과 모바일 접속이 가능한 웹 사이트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웹접근성 확보 논의의 근간에는‘웹표준’(Web Standard)이 자리잡고 있다. ‘웹 표준’은 W3C(World Wide Web Consortium) 등 국제 표준화 기구에서 제창한 개념이다. 웹구축을 하면서 보다 표준화된 기술을 사용하자는 내용을 중심으로 제시됐다. 기술적으로는 이종 브라우저와 OS에 대한 서비스 등을 핵심내용으로 한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웹접근성을 확보하려면 전제적으로 웹표준이 적용돼 있어야 하며, 웹표준은 구조와 표현을 분리하는 등의 요건과 HTML과 스크립(Scrip) 등의 표준 코딩을 적용해야 한다.

 

◆엄격한 '웹접근성'인증, 금융권 고전= 그동안 은행권에서는 웹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인증을 받는데는 번번히 실패했다. 웹접근성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 불충분했다는 평가때문이었다.


그러던 것이, 국내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은 처음으로 지난 3월5일 인터넷뱅킹 ‘웹 접근성 인증마크(WA 인증마크)’를 획득하는 데 성공해 주목을 끌었다. ‘WA인증마크(Web Accessibility Certification Mark)’는 한국장애인 인권포럼이 국가표준지침에 따라 인증하는 웹 접근성 품질마크로, 장애인들도 웹사이트를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우수 사이트에 부여된다.

 

신한은행은 인터넷 화면 내용을 소리로 읽어주는 스크린리더기를 통해 장애인들도 인터넷뱅킹 로그인 및 조회, 계좌이체 등 금융거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은행권 웹접근성 획득 제약사항중 난해한 것으로 지적됐던 공인인증서에도 웹 접근성 가이드를 적용, 3단계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 웹 접근성 인증마크를 획득함으로써 주목을 받았다. 신한은행이 획득한 웹 접근성 인증마크는 홈페이지(은행소개)와 오픈뱅킹 부분이다.


신한은행의 WA인증은 금융권이란 특수성을 감안해 심사도 5일간의 현장 실사로 진행됐다. 통상 일반 기업들의 웹접근성 인증은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지만 인터넷 뱅킹 서비스는 외부에서 모든 서비스를 감수하기 힘든 특성을 고려해 파견심사를 진행했던 것이다.

한편 신한은행의 WA인증 획득 사례는 그동안 크게 진진을 보이지 못했던 국내 금융권의 웹접근성 확보 움직임에도 큰 자극이 될 전망이다. 

 

◆액티브X에 발목잡혔던 e뱅킹, 이젠 오픈뱅킹으로의 진화 =오픈뱅킹’이란 과거 10여 년간 마이크로소프트의 PC환경(윈도OS, 인터넷익스플로러)에서만 이용 가능했던 인터넷뱅킹 서비스가 애플사의 매킨토시·리눅스 등의 OS와 크롬·파이어폭스 등의 브라우저에서도 이용가능하며, 특히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다양한 스마트기기에서도 PC와 동일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은행의 웹접근성 확보에 가장 큰 걸림돌은 홈페이지 기능 중 핵심인 인터넷뱅킹 시스템이었다. 기존 인터넷 뱅킹시스템은 ‘액티브X’라는 마이크로스프트 인터넷 익스플로러(IE)의 플러그 인(Plug-in)기능에 종속돼 있었다. 따라서 인터넷 뱅킹시스템이 특정 브라우저에서만 사용된다는 점은 웹접근성 확보가 여전히 현실적으로 쉽지 않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브X 퇴출과 인터넷 페이지의 HTML5 적용, 장차법 등의 발효로 은행들은 오픈뱅킹 시스템 구축에 눈을 돌리고 있다. 

앞서 은행들은 지난 2011년부터 오픈뱅킹 서비스를 일부 적용해왔다.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2월  기존 MS 윈도 기반 PC에서만 이용이 가능했던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매킨토시와 리눅스 OS 및 사파리·파이어폭스 등의 브라우저에서도 가능하도록 했다.

 

이후 같은해 9월에는 하나은행이 다양한 인터넷 브라우저에서 인터넷 뱅킹을 이용할 수 있는 ‘오픈웹뱅킹(open.hanabank.com)’ 서비스의 시행에 들어갔다. 매킨토시 최신 운영체제인 ‘라이언(Lion)’과 리눅스 운영체제를 지원하는 것이 이 서비스의 특징이다. 이 서비스는 그동안 윈도 기반의 PC 사용자 대비 금융 서비스 이용에 제약이 많았던 국내 매킨토시(Macintosh) PC 사용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또한 보편화 되어있는 인터넷 익스플로러(Internet Explorer) 외에도 구글 크롬(Chrome), 사파리(Safari), 오페라(Opera), 파이어폭스(Firefox) 등 여러 인터넷 브라우저에서 호환되어 다양한 고객들의 니즈를 맞출 수 있게 됐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다양한 브라우저와 OS에서 인터넷뱅킹을 이용하고자 하는 고객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매킨토시, 리눅스 OS, 파이어폭스, 크롬, 사파리 등의 웹브라우저에서 국민은행 인터넷뱅킹을 이용할 수 있는 ‘KB오픈뱅킹서비스(https://my.kbstar.com)’를 처음 선보였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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