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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장비 산업 경쟁력 취약…중저가 장비 위주·수출 미비

이유지 기자
- 장비 18개 중 10개는 수출 전무, 통신사 국산장비 유지보수 요율 1.3%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국내 네트워크 장비 산업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 올 상반기 중 네트워크 장비 유지보수 계약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네트워크 장비 연구개발(R&D) 지원 사업도 추진키로 했다.

네트워크 장비 산업 실태조사 결과, 통신사업자와 장비 업체 간 평균 유지보수 요율이 1.2%로 낮아 수익성이 취약하고 업계의 글로벌 경쟁력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2일 국내 네트워크 장비업체 29개사, 통신사업자 4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네트워크 장비 산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네트워크 산업의 장비 판매량은 지난 2007년 57만대에서 2011년 113만대로 연평균 19% 증가했지만, IP-PBX 등 일부 장비를 제외하면 대부분 내수 위주다. 조사대상 장비 18개 가운데 평균 수출비중이 10~20%인 장비는 E-PON, L3 스위치, L2 스위치가 평균 10~20%, RF 중계기, 트렁크 게이트웨이(GW) 장비가 5~10%의 수출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0개 장비는 수출실적이 전무하다.  

국산 장비의 경쟁력은 가입자망 장비(PON, WiFi AP)와 이동통신 장비(중계기, 펨토셀)가 높다. 하지만 향후 롱텀에볼루션(LTE)에선 중계기가 원격 무선기지국인 RRH로 대체되므로 이동통신 장비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

전송 장비와 교환 장비는 중저가 위주는 국산, 고사양 제품은 외산으로 양극화 현상이 뚜렸하다.

전송 장비 가운데 경쟁력을 갖춘 분야는 주력제품인 MSPP(다중서비스지원플랫폼), 저용량 WDM(파장분할다중화) 장비인 CWDM(Coarse WDM) 위주이며, 고사양 제품인 캐리어 이더넷과 DWDM(Dense WDM), ROADM(재설정식광 분기·결합다중화)은 아직 경쟁력 취약하다.

교환 장비도 진입장벽이 낮고 저가인 중소형 장비 (L2 스위치, 액세스 GW, IP-PBX 등)엔 국산이, 고사양 L3 스위치, 라우터는 외산이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사업자는 대부분의 장비를 국산으로 구매하고 있지만, 전송 장비 가운데 일부 고사양 제품은 수입비중이 높다. ROADM(90%), 캐리어 이더넷(85%), DWDM(61%)순이다. 최근 구매량이 크게 늘어난 ROADM, 캐리어 이더넷은 화웨이, ZTE 등 중국 제품 위주로 도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구매량은 2009년 105만대에서 2011년 192만대로 연평균 35% 증가했다.

통신사업자와 장비 업체 간 유지보수 계약 체결 비율은 76%로 양호한 편이다. 그러나 평균 유지보수 요율은 납품가액 대비 1.2%로 외산 장비의 3~5%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전송장비와 가입자망 장비의 유지보수 비율은 1%도 안된다.

무상 유지보수 기간은 평균 2.1년으로서 외산 장비의 3월~1년에 비해 긴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 체결 역시 장비 판매대비 요율을 정하는 방식보다는 미리 정해 놓은 사용자 단가 요청에 따라 지불되는 콜베이스(Call-Base) 방식이 44%를 차지해 장비업계의 수익성 제고를 위한 합리적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번 조사에 응한 장비업체들의 평균 매출액은 397억원으로, 2개사만이 1000억원 이상이며 14개사가 300억원 이하 규모다. 평균 영업이익률은 2.2%로, 중소제조업 평균인 5.6%에도 못미친다. 영업이익률이 10% 이상 기업은 6개인 반면에, 영업 손실기업은 11개사로 나타났다.

방통위는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네트워크 장비 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네트워크 장비 수요 설명회를 개최하고, 올 상반기 중 유지보수 계약 가이드라인 마련할 예정이다. 또 성장이 예상되는 캐리어 이더넷 장비와 교환장비, 가입자망 장비, 이동통신 장비 등 네트워크 장비 R&D 지원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유지 기자> 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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