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IBM vs 오라클, 통합 어플라이언스 시장 빅매치…최종 승자는?

심재석 기자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한국IBM이 17일 국내에 통합 어플라이언스 시스템 ‘퓨어시스템즈’를 선보이면서 본격적으로 한국오라클과의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등 필요한 모든 IT 컴포넌트를 보유한 두 회사는 모든 역량을 통합한 하나의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먼저 시작한 것은 오라클이었다. 오라클은 지난 200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라클 오픈월드 컨퍼런스에서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DB를 통합한 DB머신 ‘엑사데이터’를 처음 선보였다.

이후 미들웨어 머신 ‘엑사로직’, BI 머신 ‘엑사리틱스’, 빅데이터 머신 ‘빅데이터 어플라이언스’ 등을 출시하며 통합 어플라이언스 시장을 이끌고 있다. 오라클은 이런 종류의 시스템을 ‘엔지니어드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IBM 역시 퓨어시스템즈 이전에 ISAS(IBM Smart Analytics System) 등 어플라이언스 형태의 플랫폼을 출시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는 데이터웨어하우스(DW) 영역에 국한된 것이었다는 점에서 조금 다르다. IBM은 이날 선보인 퓨어플렉스(인프라 시스템)과 퓨어애플리케이션(미들웨어) 이외에 올해 안에 DB, 비즈니스인텔리전스 영역까지 퓨어시스템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대해 래리 앨리슨 오라클 회장은 “우리는 엑사데이터를 내 놓기 이전 3~4년부터 엔지니어드 시스템을 연구했기 때문에 벌써 7~8년째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면서 “이제 시작한 IBM은 심하게 후발주자”라고 지적했다.

한국오라클 퓨전미들웨어 사업부 심명종 전무는 “오라클의 전략을 경쟁업체들이 따라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면서 “경쟁사의 이 시장 참여는 통합 시스템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는 일부 고객들의 마음을 돌려놓을 것”이라고 이라고 덧붙였다.

IBM 측은 이에 대해 어림 없는 소리라고 반박한다. 한국IBM은 경쟁전략 담당 신은상 상무는 “통합 시스템의 아이디어는 메인프레임에서부터 시작됐으며, AS 400부터 계산해도 IBM이 훨씬 앞서 있다”고 일갈했다.

애플리케이션 구동에 대한 원활한 지원도 중요한 논쟁거리다.

한국오라클 퓨전미들웨어 사업무 심명종 전무는 “모든 IT시스템은 결국 애플리케이션을 잘 구동하기 위해 존재한다”면서 “애플리케이션을 잘 이해하는 회사가 다른 IT시스템도 잘 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오라클이 세계 2위의 애플리케이션 업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반면 IBM은 지난 100년 동안 이어온 프로젝트 경험을 강조한다. 신은상 전무는 “퓨어시스템즈에는 IBM이 지금껏 수행해 온 복잡한 프로젝트의 경험들이 패턴화 돼 담겨 있다”면서 “이 패턴들을 이용하면 전문가가 아니라도 쉽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IBM은 기업들이 쉽게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도록 퓨어시스템즈 센터라는 일종의 마켓을 운영 중이다. 여기에는 IBM 인증을 받은 125개의 독립소프트웨어벤더의 애플리케이션이 올라가 있다. 국내 업체 중에도 미라콤아이앤씨의 MES(생산관리시스템)과 토마토시스템의 학사관리시스템이 인증을 받았다. 다만 세계 시장 점유율 2위의 오라클 ERP(전사적자원관리)는인증을 받지 않았으며, SAP ERP는 현재 인증 절차가 진행중이라고 IBM 측은 설명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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