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싸이월드(www.cyworld.com)가 심각한 위기에 몰렸다. 1년 만에 페이지뷰(PV)가 약 4분의 1로 급감했다. 순방문자수(UV)도 많이 줄었다. SNS가 대세로 떠오른 시대에 유독 싸이월드만 추락하고 있는 중이다.
23일 인터넷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안클릭 조사에 따르면, 싸이월드의 3월 PV는 약 17억건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3월의 싸이월드 PV는 75억 건이었다. UV도 약 1624만 건으로, 2150만 건이던 2012년 3월에 비해 급락했다.
통합 네이트도 분위기는 다르지 않다. 네이트(www.nate.com)의 올 3월 PV, UV는 각각 35억건, 1976만 건이었다. 이는 PV 64억 건, UV 2412만 건이던 지난 해 3월과 비교하면 폭락 수준이다.
싸이월드의 이 같은 급전직하는 국내 대표 SNS의 지위마저 위협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올 3월 PV는 약 14억 건으로 싸이월드 PV에 육박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UV도 1200만 건으로, 싸이월드에 비해 400만 명밖에 뒤지지 않는다.
싸이월드 위기의 시작은 지난 해 벌어진 해킹사건에서 비롯했다. 지난 1년 간 싸이월드와 네이트 UV, PV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해 7~8월부터 하향세를 띄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급변하는 모바일 시대에 뒤지지 않기 위해 새로운 혁신에 매달려도 시간이 모자랄 판에, 해킹 사건 뒷수습하느라 시간을 허비한 것이다. 그 결과 싸이월드 방문자수는 떨어졌고, CEO는 바뀌었다.
반면 경쟁자들은 싸이월드가 주춤한 사이 급속도로 치고 올라갔다. 특히 최근 등장한 모바일 SNS인 카카오스토리는 출시 한 달만에 1400만 사용자를 돌파하는 등 기염을 토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마땅한 탈출구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상황으로서는 싸이월드와 네이트가 다시 과거의 영광을 찾을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싸이월드의 강력한 지지층이었던 10,20대 여성마저 점점 다른 SNS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 측은 모바일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것이 싸이메라다. SK컴즈 측에 따르면, 모바일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인 싸이메라는 2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출시된 지 한 달도 안된 성과다. 싸이메라는 카메라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성형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10~20대 여성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싸이월드 주 타켓 층과 맞는다. SK컴즈 측은 싸이메라를 사진 기반 SNS로 발전시킬 계획도 검토 중이다.
SK컴즈 관계자는 최근 위기에 대해 “지난 개인정보 유출사고 이후 신규서비스 지연과 마케팅 활동 자제로 인해 트래픽 저하가 발생했다”면서 “2분기부터 싸이월드, 네이트 등 핵심서비스에 대한 개편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이를 지원하는 마케팅활동 등을 통해 그간 정체됐던 트래픽이 상승한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