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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크의 최대 적은?…“어디야” “뭐해”

채수웅 기자

- 신뢰구축이 관건…일하는 방식 넘어 기업 사회적 책임 강조돼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어디야?”, “뭐해”

스마트워크가 새로운 기술, 일하는 방식이 아닌 사회 의제로서 성격이 규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스마트워크가 자리를 잡아가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야 세계 최고의 유·무선 네트워크를 보유한 만큼, 문제가 될 것이 없다. 문제는 조직관리 측면의 기업 문화, 그리고 문화적인 차이, 무엇보다 조직원간의 신뢰가 구축되지 않으면 스마트워크는 ‘수박 겉 핥기’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6일 KT 주최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스마트워크 심포지엄’에 참석한 패널들은 스마트워크의 성공 전제조건으로 사고방식의 유연함(flexibility)를 꼽았다.

독일의 마르쿠스 알베르스 사회과학자는 "출근하지 않으면 의사소통이 덜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경우 재택근무 비율이 유독 낮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집에서 일하는 것보다 출근하는 것이 더 마음 편하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라고 스마트워크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하지만 그는 "유럽의 경우 스마트워크를 도입할 것인지 포기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예전에 끝났다. 대신 어떻게 관리하고 성과를 측정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특히 신뢰구축이 논의의 핵심이다. 팀장이 눈으로 팀원을 봐야 관리가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은 문제가 있다. 정작 회사에 출근해도 일일이 통제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신뢰이며, 스마트워킹을 하더라도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희진 연세대 국제대학원교수도 스마트워크 도입과 관련해 "조직문화 자체를 재고하는 과감한 시도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생활과 일의 균형을 이룰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이 나올 수 밖에 없게된다. 스마트워크 혁신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강조했다. 어디야? 뭐해? 라는 식으로는 스마트워크의 성공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 교수는 국내 기업 중 가장 스마트워크가 활성화돼있는 KT에 대한 인터뷰 조사를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전반적으로 만족도는 높았지만 다른 가치관에 따른 문제해결 방법은 아직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팀장이 놀 거라고 생각할 것 같아 일부러 메일을 보낸다"거나 관리자에 대한 눈치보기, "몸은 편한데 마음은 편하지 않다"는 답변들에 대한 답은 아직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 같은 결과는 일하는 방식에 대한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고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인식에 대해 인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홍진 KT 부사장은 "우리도 혁신적인 문화를 만들기 위해 돈도 많이 쓰고 했지만 쉽지 않다. 어려서부터 형성된 머리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김 부사장은 "KT는 스마트워킹을 해야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각기 다른 직원들 성향에 맞춘 관리 기술이 필요하다. 문화, 제도, IT환경 분야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희진 교수는 "스마트워크는 단순히 개인의 시간관리, 업무효율성 뿐 아니라 저출산, 노령화, 지속성장가능성의 문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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