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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에 우울한 통신사…“이런데 또 요금내리라고?”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SK텔레콤과 KT가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1분기 SK텔레콤과 KT의 실적은 놀라운 수준이었다. 삼성전자처럼 사상최대이익이 아니라 그 반대였다. 물론, 적자는 아니었지만 스마트폰 시대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했던 통신업계 입장에서는 충격이었다.

SK텔레콤의 1분기 영업이익은 452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4% 감소한 수치다. KT 역시 상황은 좋지 않다. 1분기에 영업이익 51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4.5% 감소한 수치다. 그나마 비통신계열사들이 선방한 것이 보탬이 됐다.

9일 실적발표를 앞둔 LG유플러스 역시 상황은 비슷할 전망이다.

이통사들은 LTE 시장이 확대되면 영업익, 가입자당매출(ARPU) 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내외부의 환경을 감안할때 단기간내 상황이 호전될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 오히려 이통사들의 핵심 비즈니스 영역을 침범하는 인터넷 사업과 정치권의 요금인하 압박 등을 감안할 때 상황은 지금보다 더 나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가계통신비 늘어나는데 이익은 하락세?=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가계통신비는 14만2900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4300원이 상승한 수치다.

하지만 통신사들의 통신서비스 수익곡선은 가계통신비 상승곡선과 일치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일까.

가계통신비는 통신요금은 물론, 휴대폰 단말기 가격도 포함된다. 또한 과거 음성, 문자만 사용하던 패턴에서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되면서 무선인터넷 비용이 추가된데다 단말기 가격이 상승하면서 가계통신비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통사의 가입자당 매출은 감소추세다.

실제, KT의 1분기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ARPU)은 2만8722원으로 7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1분기 ARPU는 3만2151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436원이 빠졌다. 최근 ARPU가 3G보다 높은 LTE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반전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지난해 시행한 기본료 1000원 인하 및 문자메시지 50건 무료제공이 큰 타격이 됐다.

매년 요금인하 압박…턴어라운드는 언제쯤?=SKT와 KT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LTE 가입자가 늘어나는 3분기께 다시 상승 반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복병은 또 숨어있다. 대선을 앞두고 나타날 정치권의 요금인하 요구다. 이미 각 정당마다 LTE 무제한 요금제, 기본료 및 가입비 폐지에 문자 요금도 폐지할 것을 공약으로 내세운 정당도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가 정권을 잡아도 이명박 정부의 통신료 20% 인하 공약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의도발 통신요금 인하 논란에 통신업계는 불편한 기색을 넘어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반응이다. 투자여력마저 상실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통신3사 CEO들은 방통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통신요금은 투자를 위한 시드머니"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여기에 방송통신위원회의 망중립성 논의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의 허용 여부나 스마트TV나 포털 등의 망이용대가 분담 여부에 따라 실적은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mVoIP가 전면 허용될 경우 매출 및 수익의 근간인 음성통화 매출이 붕괴될 수 있다는 점에서 통신사들은 망중립성 논의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금 통신업계는 거의 패닉 상태인데 요금인하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라며 "통신시장이 무너질 경우 전체 ICT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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