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록 칼럼

[취재수첩] 페이스북의 주가 하락

박기록 기자

지금 전세계 IT업계의 이목은 뉴욕 월가에 집중돼 있다. 최근 나스닥에 상장된 페이스북(Facebook) 때문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페이스북 주가의 예상치 못한 추락이다.

페이스북은 상장이후 일주일만에 무려 16%이상 하락했다. 무엇보다 상장 직후 페이스북 주가의 급상승을 예상했던터라 이같은 후퇴는 더욱 의외다.

물론 상장 첫날의 거래 지연사태가 발생했고 그것이 기술적인 하자였음을 나스닥(NASDAQ)측에서 인정했고, 또한 미국증권거래감독위원회(SEC)가 여기에 부정이 개입했는지 수사에 나서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일각에선 이런 외부적인 돌발상황을 들어 상장 초반 페이스북의 주가하락이 곧 회사의 본질 가치의 훼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즉 페이스북의 주가는 곧 원래 기대했던대로 복원될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주가 추락'과 관련, 현재 주요 외신들을 통해 전해지는 소식을 종합해보면 아마도 이같이 하나의 짧은 문장으로 요약될 듯하다.

‘아직 페이스북에 대한 확신을 못하겠다.’

좀 성급하긴하지만 일각에선 지난 2000년대 초 나타났던 '닷컴 버블'의 재연이 아니냐는 우려를 보내고 있다.


물론 주가가 기업의 모든 것을 반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비즈니스 모델이 여전히 시장에서 치열한 공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IT업계에서 매우 의미있는 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문제다.


특히 페이스북 처럼 침체된 IT시장을 부흥시킬 강력한 아이콘이 몰락할 경우, IT산업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인 여파가 크다. 벤처에 대한 시장의 시선이 다시 차가워지는 것은 큰 손실이다.

앞서 페이스북의 주가에 대해서는 이미 상장전부터 상당한 논쟁이 됐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워렌 버핏'의 부정론이었다.

이미 천재 투자가 워렌 버핏은 페이스북을 투자할만한 '가치주'로 인정하지 않아 뉴욕 월가의 주목을 끌었다. 그가 페이스북의 CEO인 주커버그를 높게 평가하는 것과는 별개로, 페이스북의 투자에 대해서는 냉정했다.

물론 워렌 버핏은 애플과 구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일 정도로 기술주를 높게 평가하지 않는 성향을 가진 인물임을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렌 버핏의 시각은 '가치주'에 대한 일반적인 시장의 시각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런데 주목할만한 것은 '페이스북' 와 같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관련 업종에 대한 평가가 국내 IT업계내에서도 상당히 엇갈린다는 점이다.

"SNS는 분명히 주목할만한 이슈이지만 차별화된 기술이 아니다. 곧 무너질 모래성이다"는 부정론 속에서도, "기존의 기술 중심적인 IT의 시대는 지났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의 성공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는 긍정론이 공존한다.

물론 어느 방향으로 결론이 쉽게 날 문제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기존의 틀로 '새로운 현상'을 재단해버리는 것은 위험하다는 점이다. 과거 우리 나라가 소프트웨어(SW)시대에 쉽게 연착륙할 수 있던 기회를 놓친것도 따지고 보면, 지나친 신중함 또는 가치 평가의 절하에서 찾을 수 있다.

상장 초기, 페이스북의 주가 흐름만을 가지고 SNS와 같은 뉴트랜드를 과소평가하거나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는 등의 호들갑은 아직은 성급해 보인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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