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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의 IT서비스②] 공공SI 시장, 중견 업체 위주로 재편되나

이상일 기자

[IT서비스 새로운 경쟁시장이 열리다②] 중견 IT서비스, 희망인가 원점인가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이번 SW산업진흥법 개정은 중견 IT서비스업체들에게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동안 중견 IT서비스 기업은 대기업의 지위와 중소업체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

 

하지만 법안 개정으로 인해 공공SI 사업에 대기업의 참여가 제한되면서 대기업이 담당해왔던 사업 영역의 대부분을 중견 SI업체들이 가져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물론 SW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시스템 통합 부분에서 경험이 부족한 SW업체들이 얼마나 발주처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지는 미지수다.

 

이에 대해 SW전문기업협회는 프로젝트 관리 조직(PMO) 전문기업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출자금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SW업체의 관계자는 “협회측에서 업체들을 대상으로 투자를 타진하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아직은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일반적”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법 시행 후 초반 공공 SI 시장은 중견 SI업체들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법안이 ‘중견 SI만을 키우기 위한 법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보내고 있다. 당초 SW업계의 발전을 의도한 법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중견 SI만 살찌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 SW벤더의 관계자는 “그동안 대형 SI업체들이 관련 사업을 진행하면서 우리 회사 제품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상당부분 축적한 상태”라며 “하지만 신규로 사업을 진행하게 될 중견 SI업체들은 이런 지식이 전무한 상태라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 SI사업에 SW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자체적으로 SI사업을 수행할 여력이 부족한 업체들은 단순히 하청계약의 주체가 변했을 뿐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전문 SW벤더 업체의 관계자는 “SI사업은 인력기반 사업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사업자 충원이 쉽지 않다”며 “인력 확충보다는 기존 R&D를 강화하는 것이 오히려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동안 대기업의 ‘갑’역할에 대응할 수 없었던 SW업체들이 이번 법안을 계기로 독자적인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선 긍정적이란 평가도 있다.

 

시장 지배력을 무기로 SW업체들에게 부당한 계약 및 수주관행을 강요해 온 IT서비스 대기업이 시장에서 배제되고 중견 IT서비스 기업들과 SW업체들이 새로운 생태계를 이룰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것.

 

어쨌든 대형 IT서비스업체의 공공사업 참여 제한으로 내년부터는 공공 SI시장의 새로운 경쟁 체제가 갖춰질 것으로 보인다. 중견 IT서비스업체들을 비롯한 일정 규모를 갖춘 IT업계에선 이미 사업조직 강화에 나서고 있다.

 

대우정보시스템은 5월말까지 현재 80여명 수준인 공공사업단을 100여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쌍용정보통신도 공공사업 확대를 준비하고 있으며 펜타시스템테크놀러지는 영업대표와 전문 컨설턴트 인력을 보강해 ‘IT 서비스 컨설팅 전문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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