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포렌식, 이제는 기업들도 활용할 시기”
- “디지털포렌식, 기업의 보안사고 예방과 원인 분석에 일조할 것”
[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디지털포렌식은 PC내에 증거자료를 복원하고 검색하기 위해 검찰과 경찰 등 주로 수사기관에서 활용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기업의 회계, 경영 등의 자료들이 디지털화됨에 따라 이를 감사하는 방식에도 디지털포렌식을 활용할 시기가 왔습니다.”
수사기관에서 사용되는 디지털포렌식 기법이 민간으로 확장돼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건강한 기업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방법이라는 주장이다.
조근호 디지털포렌식산업포럼 회장(행복마루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은 8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조 회장은 “디지털포렌식이 ‘건강한 기업’을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기업이 건강하게 되려면 회계감사, 내부감사가 철저하게 이뤄져야하지만, 이러한 감사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지난해 부산저축은행도 매년 회계보고서가 나오고 자체감사를 실시했지만 결국 분식회계로 1000억원을 날렸다”며 “만약에 부산저축은행이 포렌식 감사를 받았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면에서 전통적 기업을 건강하게 하는 방법은 눈으로 회계장부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그 이면에 있는 디지털근거를 봐야한다는 것이 조 회장의 주장이다.
조 회장은 “디지털포렌식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전통적인 감사방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디지털포렌식은 기존의 감사시스템과 달리 모든 데이터를 분석해 부정행위가 어디서, 어떻게 진행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디지털포렌식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개인정보보호법 준수에도 일조할 수 있다. 물리적인 파괴가 없는 이상 모든 PC저장장치, 데이터베이스에 불법적으로 오남용된 개인정보 처리 증거를 확보할 수 있다. 이미 이와 같은 방법은 경찰청, 검찰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디지털포렌식 산업이 가야할 길은 멀다. 디지털포렌식에 대한 인지도가 낮을뿐더러 디지털포렌식 솔루션, 서비스 사업이 초기단계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와 관련된 법제가 미비한 부분도 지적됐다.
디지털포렌식의 전세계 시장규모는 2010년 기준 43억달러, 2011년 기준 44억달러 수준이다.아시아태평양 시장은 2010년 기준 7억달러 규모다. 그러나 아시아태평양 시장의 대부분은 중국이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는 거의 전무한 상황.
조 회장은 “국내 디지털포렌식 산업은 대부분이 수사기관 중심으로 시장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아직 기업들이 디지털포렌식을 활용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것이 현재 상황”이라고 말했다.
디지털포렌식산업포럼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해 디지털포렌식 산업을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조 회장은 “먼저 법제도적 개선을 위해 법무부, 경찰과 함께 재판과 수사에 있어 디지털포렌식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제도 도입에 힘쓸 것”이라며 “기업의 의식전환을 위해 최고경영자들을 상대로 한 세미나, 회사 방문강의 등도 수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민형 기자>kik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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