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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용 경찰청장 “민간 협력 강화, 사이버범죄 예방 중심 대응”

이유지 기자
- 수사상 확보한 보안취약점 전파·공유, 수사조직 ‘사이버안전국’ 확대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수사과정에서 취득한 보안취약점 정보를 민간에 공개, 전파하겠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가 사이버범죄에 능동 대응하기 위해 민간기업과의 협력을 대폭 강화한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가 2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2012 국제 사이버범죄대응 심포지움’에서 김기용 경찰청청장은 이같이 말하면서, 수사과정에서 확보한 보안취약점을 민간에 신속하게 전파·공유해 사이버범죄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경찰은 국제공조를 강화하는 한편, 정부 수집·분석 역량과 사이버범죄 수사조직도 확대할 방침이다.

김 청장은 “현재 사이버범죄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사이버안전 종합 대응체제를 만들고, 과 단위의 수사조직을 사이버안전국으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 수사 중심에서 탈피해 예방 중심으로 사이버범죄로 인한 국민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사이버범죄는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국제협력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이버수사 조직 확대로 국제공조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이날 심포지엄 개막연설에서 김재규 사이버테러대응센터장도 민간기업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기업은 규제 대상이 아닌 협력파트너이자 서비스 제공 대상”이라며, “수사과정에서 확보한 보안 취약점이나 문제점을 기업에 알려줘 더 큰 피해를 방지하고 유사업종의 같은 유형의 사이버범죄 피해를 막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수 범죄 처벌 법률조항을 활용해 기업이 해킹 피해를 당하기 전에 초기 대응을 통한 사전 예방에 더욱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사전에 사이버범죄를 탐지해 위협을 전파하는 활동을 강화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전세계 초국적 범죄 대응에 협력하기 위해선 보안업체, 인터넷서비스사업자, 피해기업 등 민간이 수사 파트너로 들어와야 한다”고 지적하며, “사이버공격은 각자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업 간, 기업과 경찰 간 정보공유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경찰은 전문적인 사이버범죄 연구조직을 만들고, 민간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가 채용도 확대하고 있다.

올 1월에 경찰대에 국제사이버범죄 연구센터를 만들었다.매년 20명씩 디지털수사관을 특별채용하는 형태로 현재 232명이 활동하고 있다. 디지털포렌식 전문가도 양성하기 위해 대학 석사과정으로 전문 수사요원 양성 교육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자체적으로 정보수집과 지능적인 정보분석, 국제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는 65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방경찰청을 포함해 전국적으로는 1000여명의 사이버수사관이 활동하고 있다.

해킹, 디도스(DDoS, 분산서비스거부), APT(지능형지속공격) 등 지능형 사이버범죄가 늘어나고 있지만 사실 경찰의 사이버범죄수사 조직은 오히려 줄어든 상태다. 지난 2000년 82명에서 정원이 감소했으며, 센터장 직급도 2001년에 경무관에서 총경으로 하향조정됐다.

사이버범죄 대응역량을 높이고 최신 사이버공격 대응에 필수적인 국제공조를 위해 현재 과 단위의 조직을 사이버안전국으로 격상,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최근 경찰 안팎에서 제기된 상태다. 

한편, 올해로 13회를 맞는 이번 심포지움은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와 인터폴 사무총국이 공동으로 주관, ‘국가 사이버안보 위협과 대응전략’이라는 주제로 30개국 대표단 등 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27일까지 개최된다.

<이유지 기자> 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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