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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갤럭시넥서스’ 판금…안드로이드 위기 점화, “플랜B 필요하다”

윤상호 기자

[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애플의 특허 공세가 드디어 구글의 발목을 잡았다. 아니 안드로이드 진영 전체의 발목을 잡는데 성공했다. 구글과 삼성전자가 내놓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레퍼런스폰 ‘갤럭시 넥서스’가 미국에서 판매금지 됐다.

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6월2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법원은 갤럭시 넥서스가 애플이 제기한 특허 4건을 침해했다며 판매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특허 전문 블로그 포스페이턴츠(www.fosspatents.com)에 따르면 애플이 제기한 특허 4건은 ▲음성인식 ‘시리’의 통합검색 ▲밀어서 잠금 해제 ▲문자 입력 자동 수정 ▲데이터 태핑 등이다. 대부분 UI 변경 등으로 특허를 피해갈 수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네덜란드에서 애플의 UI 특허가 받아들여졌을 때 회피기술을 적용해 이를 피해갔다. 그러나 이번은 사안이 다르다.

갤럭시 넥서스는 구글이 기획하고 삼성전자가 만든 제품이다. 작년 10월 안드로이드 4.0버전(ICS, 아이스크림샌드위치) 운영체제(OS)와 함께 공개했다. 애플은 이 레퍼런스폰의 사용자환경(UI)이 자사가 보유한 특허 4건을 침해했다며 지난 2월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레퍼런스폰은 해당 OS를 단말기로 만들었을 때 기준을 OS를 활용하는 제조사와 관련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만드는 제3의 업체 등에게 기준을 제시하기 위한 제품이다. OS 개발사가 기획해 직접 만들거나 제조사를 통해 출시한다.

안드로이드 OS는 활용에 제약이 없지만 구글이 정한 표준을 지켜야 검색, 지메일, 지도 등 구글 모바일 서비스(GMS)를 탑재할 수 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 등 앱 마켓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권한도 받을 수 있다. 갤럭시 넥서스가 문제가 된 특허는 안드로이드에 들어간 구글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해당 특허는 구글 기능으로 구글과 긴밀한 협조하에 공동대응 중에 있다”라며 “지속적인 제품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법적조치를 포함한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다”라고 제조사 단에서 해결할 내용이 아님을 인정했다.

갤럭시 넥서스에 대한 애플의 공격 무기는 전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도 되는 셈이다. 벌써 애플은 같은 특허로 삼성전자 ‘갤럭시S3’를 재차 고소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판결이 최종 확정될 경우 구글이 OS를 수정하거나 애플에 특허사용료를 지불하지 않으면 애플이 거는 족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는 판매금지를 우려해야 한다. 미국은 세계 양대 휴대폰 시장 중 하나다. 여느 다른 시장과는 비중이 다르다. 다른 국가에서도 같은 일이 발생할 확률도 높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는 애플 위협을 피할 길이 없어졌다. ‘플랜B’를 준비하거나 가동해야 하는 시점이다. 구글이 모토토라모빌리티를 인수하는 등 특허 방어를 약속했지만 공염불이다. 위험은 계속 제조사를 향한다.

그러나 현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업체 중 삼성전자 외에는 플랜B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곳이 없다. 삼성전자 외에는 자사 제품 OS 업그레이드조차 할 여력이 없는 곳이 많다. 하더라도 일부 제품만 뒤늦게 이뤄지는 것이 현실이다. 당장 구글이 이번 특허를 해결키 위한 OS 수정판을 배포하더라도 지금까지 제조사의 관행을 비춰보면 삼성전자 외에는 연내 업그레이드를 장담키 어렵다.

다른 OS 선회도 쉽지 않다.  거의 모든 업체가 안드로이드 올인 중이다. 안드로이드 올인으로도 삼성전자와 경쟁이 되지 않아 힘든 상태다. 자체 OS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곳도 삼성전자뿐이다.

이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 대부분은 마이크로소프트(MS)에 돈을 내고 있다. 안드로이드가 MS의 특허를 이용하고 있어서다. MS는 애플처럼 극단으로 가기보다는 실리를 선택했다. 이는 MS와 애플의 사업 구조와 현재 상황이 달라 생긴 결과다. MS는 판매금지까지 해 얻을 것이 없다. 아직 윈도폰 스마트폰은 관심권 밖이다. 안드로이드를 판매중지 시키면 애플만 좋아질 수 있다. 반면 애플은 안드로이드의 판매를 막으면 아이폰의 지배력을 키울 수 있다. 규모의 경제를 만들기 위한 시간도 벌 수 있다. 로열티보다 판매금지가 장기적 관점에서 이익이다.

한편 이번 소송 결과는 안드로이드 4.1버전(젤리빈) OS 기기 확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제조사는 젤리빈 업그레이드 또는 탑재 단말기 제조 이전 이번 문제 해결여부를 검토할 공산이 크다. 해결되지 않은 채 채용하는 것은 폭탄을 안고 불섶에 뛰어는 것이다.

‘넥서스7’ 등 태블릿PC로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은 확실하다. ICS는 구글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공통 적용한 OS다. 구글 기술이 문제라면 ICS 태블릿 전체도 문제다. 태블릿과 어떤 제조사에 소송을 걸 것인지는 전적으로 애플의 선택에 달렸다. 판매를 아예 막을지 로열티를 요구할지도 애플의 전략을 살펴야한다.

[윤상호기자 블로그=Digital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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