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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닫혀가는 트위터…위태로운 생태계

심재석 기자

[IT전문 미디어블로그 = 딜라이트닷넷]

많은 전문가들은 트위터가 짧은 시간 안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으로 ‘개방성’을 꼽습니다. 트위터의 데이터와 기능을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형태로 공개해, 누구나 외부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점입니다.

이는 외부 업체나 개발자들이 이 API를 가져다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했습니다.트윗덱이나 트위티와 같은 독립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가 다수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가 등장하다 보니 사용자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것을 골라 쓸 수 있게 됐고, 이는 결국 트위터 생태계 구축되고 사용자가 확산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개방정책은 한계를 맞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트위터도 언제까지나 자신의 핵심 자산을 공짜로 퍼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트위터 공식 애플리케이션이나 웹사이트 이외에서 트위터를 이용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광고를 붙이기도 힘들고, 이용자들이 지나치게 분산되는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이 때문인지, 트위터가 점점 닫혀가고 있습니다. 개방성의 대명사였던 트위터가 조금씩 폐쇄적 정책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입니다.

트위터는 지난 29일(미국 현지시각)은 “타사의 API 사용에 대한 지침을 엄격하게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트위터가 API 제한에 나서며 밝힌 이유에 대해 “사용자 경험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습니다.

외부 업체들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해 사용자들을 확보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트위터 성장 전략이었다면, 트위터 스스로 제공하는 사용자 경험으로 통일시키겠다는 것이 새로운 성공전략으로 세워진 것입니다.


이에 대한 첫 불똥은 ‘링크드인’으로 튀었습니다. 트위터가 API를 엄격히 제한함에 따라 링크드인에 올린 글이 트위터에 게시되는 기능이 사라졌습니다. 링크드인은 지난 2009년 11월 트위터와 제휴를 맺고 서로의 데이터를 동기화 할 수 있도록 한 바 있습니다. 링크드인에 쓴 글이 트위터에 올라가고 트위터에 쓴 글이 링크드인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그러나 트위터 정책 변경에 이 같은 기능은 더 이상 이용할 수 없습니다.

트위터의 마이크 시피 소비자 제품 매니저는 블로그에서 “앞으로 트위터에서 더 의미있는 콘텐츠를 찾을 수 있도록 기능을 지속적으로 제공하지만, 사용자들은 일관된 사용자 경험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실 트위터의 이 같은 정책 변화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습니다. 트위터는 지난 해부터 ‘트윗덱’처럼 외부의 유명 트위터 애플리케이션을 인수하는 등 외부의 역량을 내부화 시키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이 같은 노력 이후에는 내부의 역량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담장을 칠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은 예견해왔습니다.

문제는 트위터가 완전히 닫혔을 때 현재 형성된 생태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국내에는 트위터의 데이터를 분석해 제공하는 많은 업체들이 있습니다. 소위 ‘소셜 분석’ 서비스 업체들입니다. 이런 서비스는 트위터의 데이터를 외부에서도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트위터는 아직까지 자사의 데이터를 API로 공개합니다.

하지만 트위터가 갑자기 데이터 공개를 중단한다면 현재 서비스는 중단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특히 트위터가 무상 API 제공을 중단하고, 데이터를 판매할 경우 국내 중소업체들은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특히 데이터가 고가일 경우 애써 개발한 서비스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는 업체들도 있을 것입니다.

국내 소셜분석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도 트위터의 갑작스러운 정책변경을 가장 큰 리스크로 보고 있다”면서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트위터와 직접 제휴를 맺거나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유지해 나갈 방법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심재석기자 블로그=소프트웨어&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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