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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사회적 기업과 애플

한주엽 기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애플은 지난 24일(현지시각) 미국 북부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에서 내려진 대 삼성 소송의 배심원 평결에 대해 “‘도둑질은 올바르지 않다’는 법원의 메시지에 환영한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독창성과 혁신에 가치를 두고 지구에서 가장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인생을 바치고 있다”며 “제품을 만드는 것은 우리 고객들을 기쁘게 하기 위한 것이지, 우리 경쟁자들이 노골적으로 베끼도록 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애플에 부품을 넣는 국내 한 기업의 대표는 이런 애플이 든든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불평을 늘어놨다. 그 내용은 이렇다.

“애플로 공급되는 여러 제품을 일렬로 늘어놓은 뒤 공급 가격을 매겨봤다. 세상에 0.0004달러(0.45원)짜리도 있더라. 엔지니어 출신으로 내 새끼 같은 제품을 이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는 게 속상하다.”

또 다른 업체의 관계자는 회사 이름 앞에 항상 따라붙는 ‘애플 수혜주’라는 수식어가 그저 허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벌 동안 국내외 주요 부품 업체들이 적자를 봤던 건 무슨 까닭인가?”라고 되물었다.

애플이 과다한 생산 예측치를 제시하고 실제로는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물량만 가져간다는 설도 있다. 많이 만들게 해놓고 적게 가져간 뒤 분기 말 실적 집계 시즌이 돌아오면 재고를 보전해주겠다며 추가 할인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어떤 큰 회사 대표는 이를
얄팍한 행위로 규정했다.

2009년부터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위탁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의 중국 공장에서 노동자 자살 사고가 연이어 터졌던 근본적인 이유는 따지고 보면 애플의 이 같은 얄팍한 행위 때문이다.

<뉴욕타임즈>는 올해 초 중국 노동자 연쇄 자살 사고를 보도하며 “애플이 좋은 제품을 싸게 팔 수 있었던 배경에는 중국 노동자의 희생이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애플은 어디에 인생을 바치며 누굴 기쁘게 하려는 것인가? 도둑질을 하는 자는 과연 누구인가? 애플의 이런 전략은 옳은 것인가? 그른 것인가?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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