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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애플의 가격 혁신

한주엽 기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아이폰5가 공개된 이후 “혁신은 멈췄다”는 혹평이 연이어 나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판매를 낙관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아이폰5가 출시 3개월 안에 4800만~5000만대가 팔려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CNN머니도 3개월 안에 4500만대를 판매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람들이 깜작 놀랠 ‘혁신’은 없었지만 아이폰은 그래도 아이폰이라는 것이다.

사양이 높아졌음에도 전작과 동일한 가격을 유지한 점은 이러한 긍정적 판매 전망에 결정적인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아이폰5는 2년 약정으로 16GB 199달러, 32GB 299달러, 64GB가 399달러에 판매될 예정이다. 국내 출고가는 16GB 81만4000원, 32GB 94만6000원, 64GB가 107만8000원으로 기존 아이폰4S와 같을 것으로 예상된다.

혹자는 “이 좋은 제품을 이렇게 좋은 가격에 팔 수 있다는 것이 바로 혁신”이라고 평가한다. 스마트한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해 세상을 이롭게 만드는 애플이 혁신의 아이콘이 아니라면 뭐겠느냐는 뜻일 것이다. 물론, 아주 틀린 말도 아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은 지난해 아이폰 제조 원가가 27.2%라는 분석을 내놨다. 16GB 아이폰의 원가는 22만1408원이라는 얘기다. 애플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률은 33%였다. 제조업에서 30%가 넘는 영업이익률은 경이로운 숫자다.

혹자가 말하는 애플의 가격 혁신과 30%가 넘는 영업이익률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다. 막강한 구매력이라는 권력을 무자비하게, 그리고 쉴 새 없이 휘두른 결과다.


애플은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하는데 이른바 수혜주로 꼽히는 부품 업체들은 시장이 고꾸라지면 매번 적자를 낸다. 미리 요청한 물량을 태연하게 취소하는
애플의 구매 담당 여자 임원을 두고 누군가는 쌍욕을 서슴없이 내뱉는다. 폭스콘 중국 근로자들의 연쇄 자살 사건은 애플 권력이 만들어 낸 참혹한 결과이기도 하다.

부품을 싸게 받아 싸게 만들어 싸게 판다는 인식을 심어주면서도 많은 돈을 남기는 애플인 것이다.


이러한 것이 혁신이라면, 툭하면 ‘상생 압박’을 받는 삼성전자는 끝내 혁신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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