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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OLED 투자 지연 왜?… “고해상도·플렉시블 어렵네”

한주엽 기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의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증설 투자가 당초 시장의 예상 대비 늦춰지고 있는 가운데 업계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이유로 ‘도전적 개발 과제 설정’을 지목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새로 지어지는 공장에 신 공정을 도입, 고해상도 AM OLED와 플라스틱 기판 기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본격 양산하려 했다. 그러나 파일럿(시험생산) 라인에서 수율이 제대로 나오지 않자 투자 시기를 늦추고 있는 것이라고 삼성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는 전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고해상도 AM OLED 구현을 위한 레이저열전사(LITI Laser-Induced Thermal Imaging) 공정과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씬-필름(Thin Film 박막) 봉지(밀봉) 공정에서 수율 끌어올리기에 매진하고 있다.

LITI는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시 가장 중요한 증착 공정의 한 종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구멍이 촘촘하게 뚫린 얇은 메탈 마스크를 기판 위에 올려두고 구멍 사이로 유기물을 떨어뜨려 화소를 형성하는 파인메탈마스크(FMM) 증착 공법을 활용하고 있다.

FMM은 검증이 이뤄진 OLED 증착 공법이지만 고해상도 구현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메탈 마스크가 매우 얇아 보다 촘촘하게 구멍을 뚫기가 힘들고, 설사 뚫는다 하더라도 증착 과정에서 화소 배치가 어그러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FMM의 대안으로 레이저를 통해 보다 촘촘하게 화소를 구현할 수 있는 LITI 방식을 신규 공장에 도입키로 결정했다. 청색(B) 화소에 대해서는 기존 FMM 증착 공정을 그대로 활용하되 적색(R)과 녹색(G) 화소는 LITI 공정을 이용하는 하이브리드 패터닝 시스템(HPS)을 구축하고 해상도를 높이겠다는 복안이었다.

이 공정은 이론상 400PPI까지 해상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 기판 한 장을 온전하게 넣어 증착이 가능해 생산 효율은 3배 가량 높아진다. 그간
FMM 공정에선 메탈 마스크의 ‘처짐’ 현상(얇아서 생긴 문제, 두꺼우면 유기물이 흐르는 과정에서 굳어버림) 탓에 기판을 4장으로 자른 뒤 이후 공정을 진행했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 같은 HPS를 활용한 양산 수율이 정상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봉지 공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기물은 산소나 수분에 노출되면 제 기능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보호층을 만드는 봉지 공정이 필수다. 기존 AM OLED는 유리 소재로 밀봉을 했으나 휘어져야 하는 플렉시블 제품에는 유기물과 무기물 층을 교차로 증착하는 다층 박막 공법이 적용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일본 알박과 국내 원익IPS에 각각 관련 장비의 개발 및 튜닝을 요청했으나 두 회사 모두 삼성의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는 어플라이드머트리얼즈(AMT)에서 관련 장비를 공급받아 수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3 공장 신규투자와 A2 확장 라인에 대한 투자가 당초 알려진 계획 대비 지연되고 있는 건 신 공법의 수율이 제대로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고해상도 및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 고비를 넘으면 일본 및 대만, 중국 업체는 물론, 국내 업체도 따라오기 힘든 상당한 수준의 기술 격차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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