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대만과 일본의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TV 등 전방 산업의 부진으로 적자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이익 규모를 크게 늘리거나 적자에서 탈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대만 및 일본 업체와는 달리 삼성과 LG가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늘리고 자체적인 원가 혁신을 시도한 결과 이익을 확대하거나 흑자로 전환할 수 있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26일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3분기 매출 8조4600억원, 영업이익 1조9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성이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것은 지난 2009년 3분기(1조2000억원) 이후 3년 만이다.
당초 증권가에선 삼성디스플레이의 3분기 영업이익을 8000~9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스마트폰 판매 호조에 따른 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의 이익이 크게 증가, 이 같은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측은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의 가격 안정과 스마트폰향 OLED 패널 수요 강세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 성장을 지속했다”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도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가격 상승과 애플로 공급되는 스마트폰 및 태블릿 패널 물량 확대로 8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날 LG디스플레이는 매출 7조5930억원 영업이익 253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9.9%, 전년 동기 대비 21.1% 확대된 것이다. LG디스플레이의 분기 매출이 7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 전년 동기 대비 모두 흑자 전환했다. LG디스플레이의 이 같은 실적은 증권가의 예상치에 부합하는 것이기도 하다.
회사 측은 “계절적 요인과 더불어 신규 스마트 제품 라인업을 포함한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이 증가했다”라며 “대중소형 모두 차별화 제품 비중이 확대되고 수익성 위주의 생산라인 운영으로 최대 매출과 흑자 전환을 동시 달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업계의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펼친 반면 소형 OLED 부문에서 큰 이익을 냈다”며 “LG디스플레이도 양과 질 모두 같이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4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라인 전환 및 신기술 도입 등으로 업계 전반적으로 패널 공급량이 줄어든데다 연말 성수기를 대비해 완제품 업체들이 주문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4분기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의 강보합세를 예상하고 있다.
한편 대만과 일본의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25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대만 AU옵트로닉스는 우리돈 6000억원 이상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를 이어갔다.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CMI와 일본 샤프 등도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