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파나소닉과 샤프, 소니 등 일본을 대표하는 간판 전자 업체들이 대규모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가 불안한데다 삼성과 LG 등 국내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일본 전자 업계의 맏형 격인 파나소닉은 올해도 10조원 가량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샤프는 파산을 면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는 모양새이고 소니는 다각적인 구조조정 노력으로 연간 손실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단기간에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지난해에 이어 올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에도 7650억엔(약 10조원)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파나소닉은 당초 올 회계연도에 500억엔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중간 결산에서 6851억엔의 손실을 내자 실적 전망을 대폭 손질했다.
쓰가 가즈히로 사장은 이에 대해 사과하며 “파나소닉은 현재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다”라며 “다각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정상 기업’으로 회생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샤프는 올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에 4500억엔(약 6조10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예상치인 2500억엔 손실을 두 배 가량 웃도는 것이다. 샤프는 이미 올 회계연도 중간결산(4월~9월)에 3875억엔 손실을 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이러한 파나소닉과 샤프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피치는 샤프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트리플 B 마이너스)에서 투기등급인 B-로 여섯 단계 내렸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 S&P는 파나소닉의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두 단계 내렸다.
소니는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그나마 사정이 낫다. 이 회사는 올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에 200억엔의 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TV 등 소비자가전 제품의 판매 하락으로 연간 매출액을 당초 전망보다 2.9% 줄인 6조6000억엔으로 예상했다. 과도한 판매 경쟁은 지양하고 비용 절감에 힘을 쏟겠다는 뜻이다.
흑자를 내고 있는 도시바와 후지쯔도 이익 예상치를 내려 잡고 있다. 도시바는 1350억엔에서 1100억엔으로, 후지쯔는 600억엔에서 250억엔으로 순익 예상치를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