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위협하는 퀄컴, 모바일 SoC 경쟁력이 핵심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8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퀄컴이 장중한때 인텔의 시가총액을 앞서는 일이 발생했다.
퀄컴 주가는 장중 6%가 상승한 시가총액 1055억 달러를 기록해 인텔의 시가총액 1046억 달러를 넘어섰다. 장이 마감된 이후에는 인텔이 다시 퀄컴을 앞질렀지만 두 회사의 시가총액 차이는 4억 달러에 불과한 상태다.
퀄컴의 약진은 지난 7일(현지시각) 발표된 실적에서 어느 정도 예견됐다. 퀄컴은 4분기 매출 48억7000만 달러에 순수익 12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연간성장률은 무려 20%에 달한다.
덕분에 퀄컴은 실적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3.72% 상승한 58.12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증시가 2% 넘게 하락한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퀄컴이 약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모바일 시스템온칩(SoC) 덕분이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베이스밴드(통신칩)를 전 세계 주요 스마트폰, 태블릿 제조사에 공급됐다. 특히 AP와 통신칩을 하나로 묶은 원칩 ‘MSM’ 제품군은 올해만 5억9000만개가 선적됐다.
퀄컴은 내년 1분기에만 1억6800~1억7800만개의 MSM 제품군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올해 4분기 1억4100만개를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목표대로 달성된다면 퀄컴은 내년에도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퀄컴은 스마트 기기 시대를 대비해 여러 가지 준비를 해왔다. 기술적으로는 반도체 설계 자산(IP)과 모바일 GPU에 집중했다. AP 업체들이 너도나도 ARM 아키텍처를 라이선스해 사용하고 있지만 이를 재설계할 수 있는 곳은 손가락에 꼽는다. 쉽게 말해 ARM이 제공한 IP를 입맛에 알맞게 최적화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같은 ARM 아키텍처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퀄컴은 더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도록 AP를 만들 수 있다. 애플 아이폰5에 탑재된 A6 AP도 IP 재설계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날로 중요해지는 모바일 GPU도 지난 2008년 AMD로부터 관련 사업부를 인수했다. 퀄컴이 보유한 ‘아드레노’ 모바일 GPU는 이매지네이션 ‘파워VR’, ARM ‘말리’와 함께 스마트 기기 3대 모바일 GPU로 자리 잡았다.
퀄컴과 달리 인텔은 스마트 기기 시장에서 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아톰 프로세서가 장착된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곳은 모토로라와 레노버뿐이다. 2010년 인수한 인피니언무선사업부와의 시너지 효과도 아직 물음표다. 아톰 프로세서와 인피니언 통신칩을 하나로 합친 원칩은 오는 2014년 이후에나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모바일 GPU도 경쟁력이 떨어진다. 인텔은 모바일 SoC 경쟁력 강화를 위해 차세대 아톰 프로세서에 이매지네이션 파워VR 모바일 GPU를 내장할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퀄컴이 인텔의 시가총액을 앞선 것을 두고 ‘스마트폰과 PC 산업의 엇갈린 운명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언급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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