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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기획] 정통부 해체 실패…18대 대선 후보 ICT 철학은?

채수웅 기자
- [18대 대선과 IT산업 ②] ICT 전담부처 설립 한목소리
- 박·문 후보 ‘창조’에 초점…C-P-N-D 생태계 조성 강조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리더를 뽑게 되는 대통령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안철수 후보의 사퇴로 대권 도전자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로 압축됐다.

ICT 업계에서는 두 후보의 ICT 공약 및 정책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막연한 융합산업 활성화 기대감으로 정보통신부를 해체했지만 지난 5년간 국내 ICT 경쟁력은 후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현 정부는 방송의 공정성, 인터넷 규제, 일자리 창출 등의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박근혜, 문재인 후보는 현 정부의 ICT 정책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일자리 창출 및 신성장 동력으로 ICT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고, 새로운 ICT 전담부처 신설도 약속하고 있다. 엇비슷해 보이지만 세부 내용 측면에서는 차이도 있다. 이에 지난 5년 어려움을 겪어왔던 ICT 업계는 두 후보의 ICT 정책 내용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박근혜, 문재인 후보의 직접적인 발언과 캠프의 정책 방향을 분석해 본다.

◆박근혜, 창조 경제론…문재인, 인터넷 강국=박근혜 후보는 ‘창조 경제론’을 내세우고 있다. 일자리 창출 및 새로운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상상력과 창의성, 과학기술에 기반 한 경제운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창조경제론을 통해 우리 경제체질을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바꾸고 경제성장률에만 치중하던 사고에서 벗어나 고용률을 높이는 경제운영방식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인적자본과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질적 성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박 후보는 7대 전략을 제시했다. ▲과학기술을 통한 새로운 시장·일자리 창출 ▲SW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 육성 ▲개방과 공유 통한 창조정부 구현 ▲창업국가 코리아 구현 ▲스펙 초월 채용시스템 구축 ▲글로벌 일자리 창출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등이 핵심 내용이다. 아울러 ICT 정부 정책을 총괄하는 통합 ICT 부처 신설도 약속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의 ICT 정책의 키워드는 ‘과학기술·창조·혁신·융복합으로 여는 미래성장 국가’이다. 문 후보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고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미래 성장동력 확충은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정부의 문제점으로는 과기부 및 정통부 폐지로 인한 콘트롤타워의 부재, 낮은 기초 R&D 비중과 단기 위주의 예산 편성, IT생태계 구축 등의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문 후보는 ▲과학기술 강국을 통한 성장동력 기반 마련 ▲과학기술부 부활 및 ICT 정책 총괄부처 설치 ▲고부가가치 창출하는 산업생태계 조성 ▲벤처·창업 활성화와 IT·SW 생태계 구축 ▲인터넷 국가전략산업 육성 ▲SW 및 콘텐츠 산업 집중 육성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ICT 전담 부처 설립 어떻게?=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는 물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도 지난 5년간 우리 ICT 산업과 경쟁력이 다소 후퇴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여러 문제점이 있지만 무엇보다 ICT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분산된 정부 정책 기능을 한 곳에 모아야 한다는 데 모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다만 각론에서는 두 대선 후보간 의견이 엇갈린다. 박근혜 후보는 진흥과 규제 분리를 강조하고 있는 반면, 문재인 후보는 부처 기능의 효율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박근혜 후보는 ICT 전담 부처 설립과 관련해 ICT 전담부처 신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후보는 우리나라는 플랫폼, 네트워크, 기기, 콘텐츠 정책이 분산돼 건전한 생태계 조성이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정책추진이 칸막이 식으로 이뤄지면 정보통신 생태계 발전이 어려운 만큼, 분산된 기능을 통합하겠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선캠프에서 ICT 정책 자문 역할을 하는 윤창번 국민행복위원회 방송통신추진단장은 “단순한 검토가 아니라 적극 검토하겠다고 한 것은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 영역을 어떻게 포함하는 것을 고민하는 것으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한다.

범위의 문제가 남아있지만 박 후보가 그리는 기본적인 ICT 전담부처 모습은 통신·방송 진흥 업무는 독임제 전담부처가 담당하고 규제 업무는 부처 안 합의제 위원회 기구에서 처리하는 모양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지식경제부가 관할하는 소프트웨어 등은 ICT 생태계를 위해 신설 ICT 전담부처가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후보 역시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D(디바이스)를 한 곳에 통합하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참여정부 시절의 IT 전략을 계승하는 모습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사라진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 기능의 부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무엇보다 C-P-N-D 시대에서 ICT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제반 환경 조성에 역점을 기울이고 있다. 정보통신부의 순기능을 복원하고 인터넷 산업을 총괄할 수 있는 부처를 만들어 융합시대를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불필요한 규제는 없애고 실행력 극대화도 모색하고 있다.

다만, 무조건적인 통합 보다는 전체적인 정부조직 개편 방향에 맞춰 역할 분배를 신중하게 결정할 전망이다. 중소기업부 등이 신설되고, 단말기 진흥기능, 방송 등 콘텐츠 기능이 기존 지경부, 문화부 등에 남아있을 경우 신설 ICT 부처가 모든 것을 담당할 수 없는 만큼, 부처간 역할 분담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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