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중국발 LCD 공급과잉 빚어지나

한주엽 기자
- BOE, 중국 충칭에 신규 8.5세대 공장 건설키로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중국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증설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가까운 미래에는 중국발 공급과잉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현지 보도에 따르면 중국 최대 LCD 생산업체인 BOE는 남서부 충칭시 정부와 합작으로 세 번째 8세대 LCD 공장을 짓기로 했다. 공장 건설과 라인 구축에는 약 53억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3분기 착공에 돌입하면 2015년 2분기 공장 건설이 완료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공장의 LCD 생산 여력은 기판 투입 기준 월 9만장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BOE는 현재 베이징에서 8세대 공장을 운용하고 있다. 지난 7월 기준 월 9만장의 풀 캐파를 달성했고 장비 증설을 통해 12만장 수준으로 생산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회사는 허베이에 두 번째 8세대 공장을 건설 중이다. 허베이 8세대 라인은 내년 2분기부터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생산 여력은 월 9만장 수준이다.

CSOT도 최근 선전에 위치한 8세대 공장 생산량을 10만장까지 끌어올렸다. CSOT도 내년까지 증설을 통해 생산량을 13만장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중국 LCD 업체들이 이처럼 생산량을 끌어올리는 것은 현지 세트 업체의 중저가 패널 수요를 가져오기 위함이다. BOE와 CSOT는 지난 8월을 기점으로 TV용 LCD 패널 월 출하량이 100만대를 웃돌며 현지 점유율을 크게 늘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산업을 적극 육성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향후 경제 성장의 모멘텀으로 삼으려는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이 현지 업체들의 증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삼성과 LG도 중국 지역에 8세대 공장을 짓고 있는데, 이들의 중국 LCD 공장이 성공적으로 가동될 경우 2014년~2015년에는 또 다시 공급과잉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03~2004년 한국과 대만 업체들이 신규 투자를 공격적으로 진행한 결과 2005~2006년 극심한 공급 과잉 상황을 겪었었다. 이러한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 쑤저우에,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에 8세대 LCD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은 내년 하반기, LG는 2014년 하반기 공장을 가동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LG경제연구원은 2014년 말 기판 투입 기준 대형 LCD 생산량 증가분이 월간 약 30~40만장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32인치 TV용 패널로 환산하면 약 6000~8000만대의 추가 물량이 시장으로 공급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LCD TV 판매량이 이처럼 증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공급과잉 사태가 빚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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