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엔비디아 ‘테그라4’, 애플·퀄컴 AP와 같은 기술 쓴다

이수환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엔비디아가 내달 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스마트폰,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의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발표한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CES2013을 통해 ‘테그라4’ AP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테그라4는 TSMC의 28나노 미세공정으로 생산되며 그래픽프로세싱유닛(GPU) 성능을 기존 ‘테그라3’보다 한층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엔비디아는 반도체 설계자산(IP)을 적용한다. 이미 ARM으로부터 아키텍처 라이선스를 맺었고 이를 통해 IP 재설계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지난 2011년 1월 CES에서 “아키텍처 설계에 5년 정도 시간이 필요하며 현재까지 2년 6개월 동안 개발이 이뤄졌다”고 언급한바 있다. 시기상으로 보면 2년이 지난 2013년 새로운 IP 재설계를 통해 테그라4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로 IP 재설계는 ARM이 제공한 아키텍처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는 기본적인 설계도만 제공하므로 팹리스 업체는 AP를 처음부터 다시 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플도 2008년 P.A세미라는 팹리스 업체를 인수한 이후 IP 재설계를 적용한 AP를 내놓기까지 5년이 걸렸다. 아이폰5와 4세대 아이패드에 적용된 ‘A6’, ‘A6X’가 첫 결과물이다. 이전까지는 ARM 아키텍처 라이선스가 아닌 포괄적 라이선스만 받은 상태였다. 말 그대로 ARM이 만들어놓은 설계를 그대로 가져다 쓴 셈이다.

현재까지 IP 재설계를 통해 AP를 내놓은 곳은 퀄컴과 애플, 마벨 등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그만큼 시간과 기술, 자금력이 필요한 모험에 가깝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IP 재설계는 한 마디로 잘되면 대박, 못하면 쪽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위험 부담이 크다”며 “웬만한 팹리스 업체라면 IP 재설계에 욕심이 나겠지만 실제로 제품이 나오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AP 업계는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퀄컴, 삼성전자가 양강구도를 이루고 있으며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ST에릭슨 등은 스마트 기기 AP 시장에서 아예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통신 기술을 보유한 미디어텍과 브로드컴이 그나마 선방하고 있으나 한자리수 시장점유율에 불과하다. 엔비디아의 AP 시장점유율은 3.1%(출처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불과하다.

엔비디아는 테그라2를 내놨을 때만 하더라도 AP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LG전자 ‘옵티머스 2X’를 비롯해 모토로라 ‘아트릭스’, 삼성전자 ‘갤럭시S2’ 해외향 버전이 테그라2를 이용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듀얼코어를 처음 적용한 테그라2는 성능뿐 아니라 마케팅 포인트에 있어서도 흥행 요소를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테그라2는 퀄컴, 삼성전자에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잠식당했고 테그라3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태블릿과 일부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태블릿 등에 적용됐으나 그리 큰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는 아이세라라는 베이스밴드(통신칩) 업체를 인수했고 퀄컴과 마찬가지로 AP에 통합한 원칩 설계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원칩과 성능, 차별화를 위해서 IP 재설계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테그라4에 관련 기술이 적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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