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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IT산업 10대 뉴스] 삼성-애플, 사활건 특허전쟁…세계적 관심사로

박기록 기자

[디지털데일리 편집국 종합]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던 2012년이 저물어간다.  올해 치러진 4.11 총선과 12.19 대선은 시장을 더욱 어수선하게 하는 원인이 됐다. 시장이 좌표로 삼을만한 정책은 보이지 않았고 불확실성은 커졌다. 글로벌 경기 여건이 여전히 녹록치 않았던 IT산업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우리 나라 IT산업에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부여할만한 일들이 적지 않았다.

 

<디지털데일리>는 IT업계 전문가 및 본지 전문기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올해 IT산업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올해 10대 뉴스에는 ‘삼성-애플 특허소송’을 비롯해 ▶SK 하이닉스 출범 ▶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으로 진화  ▶모바일 급성장, 전세계 PC시장 11년만에 역성장  ▶SW산업진흥법 개정안 국회 통과 ▶빅데이터 열풍, IT시장 강타 ▶삼성, 노키아 제치고 휴대폰시장 글로벌 시장 1위 ▶네이버 뉴스캐스트 폐지 결정 ▶LTE 1500만 시대 개막  ▶글로벌 IT업체, 한국시장 철수 등이 꼽혔다. 

 

이밖에도 10대 뉴스 후보에는 엔터프라이즈서버 시장 x86 돌풍, 프리미엄 가전 시장 급성장,전자거래기본법 등 전자문서 유통 기반 마련,클라우드 서비스 잇따른 장애, MB정권의 실세로 불렸던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의 구속, KT-케이블TV 업계 DCS 갈등,주민등록번호 사용금지(정보통신망법 개정), 파란닷컴의 폐쇄, 가수 싸이의 유튜브 조회건수 10억원 돌파 등이 올라왔다. 나름대로 모두 의미를 부여할만한 내용들이다. 

 

2012년 10대 IT뉴스로 선정된 내용을 사안별로 정리해본다.

 

◆삼성-애플 특허소송…마케팅 도구 된 소송·특허소송 전방위 확산 = 삼성전자와 애플이 2년째 특허소송을 이어갔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은 지구촌을 달궜고 그만큼 양사의 브랜드 가치와 제품 판매량도 올라갔다. 양사의 소송은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ICT)업계간 특허소송으로 번졌다. 특허가 혁신을 방해하고 있다며 특허제도 자체에 대한 새 판을 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은 일진일퇴다. 1심 판결이 대부분 국가에서 이뤄졌다. 누구의 손도 들어주지 않았다. 한국은 양쪽 모두 특허침해를 인정했다. 유럽 일본 호주 등에서는 양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영국의 경우 애플에게 삼성전자가 애플 태블릿 디자인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광고를 싣도록 명령키도 했다. 주목을 받고 있는 미국은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도 국제무역위원회(ITC)도 해를 넘겨야 판결이 나올 전망이다.

 

 

◆SW산업진흥법 통과 - 대기업 공공SI시장 참여제한 = 국회가 지난 5월 대기업의 공공 SI 사업 참여를 제한하는 내용의 소프트웨어(SW)산업진흥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넓게는 경제민주화 화두와도 연결돼 있어 단순한 IT관련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 법의 시행에 따라 내년부터 삼성SDS, LG CNS, SK C&C 등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소속된 IT서비스 업체들은 국방·외교·치안·전력, 그 밖에 국가안보 등과 관련된 사업을 제외하곤 정부가 발주하는 SI(시스테통합) 사업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이 법의 시행으로 국내 IT서비스시장의 지각변동도 불가피해졌다. 1조원에 달하던 공공SI 시장에 대기업의 참여가 제한되고 새로운 시장이 중견, 중소기업에 개방됨으로서 IT서비스업체들은 저마다 ‘생존’과 ‘기회’를 모색할 수밖에 없게 된 것. 실제로 올 한해 대부분의 IT서비스업체들이 새로운 시장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한 조직 개편과 신사업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 SK하이닉스 출범… 고성장 발목 잡았던 오너십 부재 해소 =
글로벌 반도체업체들과의 ‘치킨게임’에선 이겼지만 하이닉스는 여전히 불안했다. 오너십의 부족은 하이닉스가 쉽게 넘기힘든 ‘불확실성’으로 꼽혔다. 그러나 하이닉스반도체는 11년 만에 SK라는 주인을 맞이했고 SK하이닉스로 새롭게 출범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

 

하이닉스는 유동성 위기로 2001년부터 채권단의 공동 관리를 받아왔다. SK그룹 일원이 되면서 ‘오너십 부재’를 단숨에 해소했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 편입 이후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전략적 제휴로 외형을 확대하고, 최신 공정을 도입하며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미국 컨트롤러 업체인 LAMD를 인수했고 같은 달 이탈리아 낸드플래시 개발업체 ‘아이디어플래시’를 인수 후 유럽지역 기술센터인 ‘SK하이닉스 이탈리아 기술센터’로 전환·설립하는 등 기술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파산 신청을 한 일본 엘피다가 마이크론에 인수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시바-마이크론으로 재편됐다. 업계 일각에선 이 같은 재편으로 치킨게임이 끝나고 공급자가 힘을 갖는 모양새로 메모리 시장이 변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 세계 PC시장 11년만에 역성장= 유럽발 경제위기가 장기화되고 소비심리 위축에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스마트 기기의 등장으로 11년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데스크톱PC와 노트북 등 올해 전 세계 PC 출하량은 3억6400만대로 작년과 비교해 100만대 가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PC 시장의 부진은 관련 IT업체들에도 충격을 던졌다.1위를 달리던 HP가 레노버에 처음으로 역전을 허용했으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PC사업부는 조직이 통폐합되고 수장이 교체됐다. 또한 PC 주기억장치로 쓰이는 D램은 지난 2010년 412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난해와 올해 모두 마이너스 성장했다. 반면 스마트 기기에 주로 쓰이는 플래시 메모리는 출하량 규모가 늘었다.
이 외에도 올해 마이크로소프트(MS) 차세대 운영체제(OS) ‘윈도8’이 출시됐으나 PC 시장의 전반적인 부진은 여전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NPD는 지난 10월 말 윈도8이 출시된 후 이달 7일까지 미국 내 PC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13% 줄었다고 밝혔다.
내년에도 PC 시장은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은 낮으며 이에 따라 각 PC 업체들도 수익성이 높은 울트라북이나 일체형PC, 태블릿과 노트북의 중간 형태인 ‘컨버터블’ 등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PC시대의 몰락은 퀄컴의 주가가 인텔의 시가총액을 추월한 데서 상징적으로 나타난다. 공장 하나 갖고 있지 않은 팹리스(Fabless) 업체인 퀄컴이 ‘공룡’ 인텔의 시가 총액을 추월했다는 사실은 올해 반도체 업계의 가장 굵직한 뉴스였다. 퀄컴의 시가총액은 지난 11월 초 처음으로 인텔을 앞섰다. 26일(현지시각) 종가기준 퀄컴의 시가총액은 1049억달러로 인텔(1027억달러)을 소폭 앞서고 있다. 인텔은 퀄컴보다 매출이 3배 이상 많다. 이런 인텔의 시가총액이 퀄컴에 뒤졌다는 사실은 PC 시대가 저물고 모바일 시대가 왔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인텔은 PC와 서버용 마이크로프로세서가, 퀄컴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 및 통신칩(베이스밴드 BB)을 합친 시스템온칩(SoC)이 주력 제품이다. 인텔도 아톰 시스템온칩(SoC)으로 모바일 시장에 진입하길 희망하고 있으나 삼성전자 등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은 인텔 칩이 전력 소모량이 많고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입을 꺼리고 있다.  
 
◆빅데이터 열풍,IT시장 강타 =
빅데이터(Big Data)는 올해 국내외 비즈니스 IT 시장의 최대 화두였다. 그 동안 버려졌던 데이터나 저장은 해두고 있지만 제대로 분석하지 못했던 데이터들까지 분석 대상으로 삼을 수 있게 됨에 따라 새로운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아직 빅데이터 활용사례가 많이 등장한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빅데이터는 IT기업들의 새로운 빅 마켓이 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인 포춘이 발표한 2012년 최고의 기업공개(IPO) 사례로 기계 데이터분석 업체인 ‘스플렁크’를 꼽은 것이 이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오라클, IBM 등 전통적인 IT 기업들도 고객사들의 빅데이터 처리 및 분석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시장 떠나는 글로벌 IT업체들, 씁쓸한 뒷모습 = 올해는 굵직한 글로벌 IT업체들이 한국 시장을 떠났다. 스마트폰이 주류로 떠오르면서 IT산업 구조가 바뀌고 있고, 국내 기업과의 경쟁에서도 밀렸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회사가 야후코리아와 모토로라코리아다. 야후코리아는 국내 인터넷 포털 시장을 개척했지만, 네이버와 다음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15년 만에 철수키로 결정했다. 모토로라코리아 역시 국내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철수를 결정했다. 2009년만 해도 모토로라 점유율은 5%가 넘었으나 올해에는 0.3%로 떨어졌다. 이 외에 대만 휴대폰 업체 HTC도 지난 7월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다.
   
◆LTE 가입자 1500만 돌파=
4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가 1500만을 돌파했다. 상용서비스 1년 6개월만에 전체 이동통신 시장의 30% 가량을 차지한 것이다. 빠른 인터넷 속도, 깨끗한 음성통화 VoLTE가 특징인 LTE 서비스는 이동통신 사업자의 적극적인 가입자 유치와 단말기 제조사의 신제품 출시에 힘입어 이동통신 시장의 세대교체를 주도했다.
빠른 인터넷 속도 덕분에 모바일 IPTV 시장을 비롯해 콘텐츠 소비가 크게 늘어났다. 올해 10월 기준으로 3G 데이터 소비량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소폭 높아진 요금과, 과열경쟁으로 인한 보조금 차별지급 논란은 옥에 티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전자, 노키아 꺾었다…휴대폰 사업 24년만에 첫 글로벌 1위 등정 =
삼성전자가 드디어 노키아를 꺾고 세계 1위 휴대폰 판매 업체로 올라섰다. 휴대폰 사업 24년 만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까지 2억885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했다. 같은기간 노키아는 2억4930만대 공급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올해들어 3분기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4분기도 1위가 확실시된다. 연간 판매량은 4억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08년까지만 해도 노키아 연간 판매량에 절반도 못 미쳤다. 2010년 노키아와 삼성전자의 판매량 차이는 1억7000만대가 넘었다.

 

삼성전자가 세계 1위로 성장하게 된 계기는 스마트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 적응하지 못한 노키아와 스마트폰 시대 강자로 우뚝 선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시장에서의 차이로 나타났다. 여기에 삼성전자 특유의 공급망관리(SCM)과 시장별 통신사별 맞춤 전략 등이 시너지 효과를 냈다. 현재로서는 삼성전자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의 업체는 없다. 노키아는 여전히 스마트폰에서 고전하고 있고 3위 애플과 격차는 3배가 넘는다.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으로 진화...애니팡 신화 밑걸음=
2012년은 모바일 메신저가 크게 약진한 해였다. 카카오톡(카톡)이 포털의 모바일 앱 이용률을 크게 앞서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플랫폼으로의 진화에 성공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단순 소통의 도구를 넘어 모바일 메신저에서 개인의 일상이 공유되고 기업광고 창구로 활용되는 등 유선웹 기반의 서비스까지 품었기 때문이다. 

특히 카톡은 지난 7월 게임 플랫폼을 더해 콘텐츠 유통에 첫발을 내딛기도 했다.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등 대박 게임이 속속 나오면서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유통채널로 떠올랐다.

또한 NHN ‘라인’(LINE)은 일본과 동남아 지역에서 세를 불리는 가운데 게임 플랫폼으로도 크게 성공해 주목을 받았다. 

 

한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채팅과 문자, 각종 파일공유 기능을 갖춘 차세대 통신서비스(RCS) '조인'을 26일 출시했다.  카톡에 대응하기위해 이통사들은 자사의 고유 수익모델을 포기하는 강수를 뒀다.  


◆네이버 뉴스캐스트 폐지 결정 = 지난 몇 년간 온라인 미디어 산업을 뒤흔들었던 네이버 뉴스캐스트가 오는 31일을 마지막으로 폐지된다. 뉴스캐스트는 당초 네이버가 언론사들에 직접 편집권을 준다는 긍적적 취지로 시작됐지만, 언론사들의 낚시성 제목, 음란 광고 등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네이버는 2013년 1월 1일부터 ‘뉴스스탠드’ 체제로 개편한다. 뉴스스탠드는 기사 제목이 직접 노출되는 것이 아니고 언론사 로고만 보여준다. 이용자들이 언론사 로고를 클릭하면 그 언론사의 기사제목들이 노출되는 형식이다. ‘낚시성 기사’ ‘선정적 제목’으로 대표되는 뉴스 선정주의와 언론사 간 과열경쟁을 해소한다는 취지다.

 

<편집국 종합>


 

박기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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