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13 IT전망⑥반도체·디스플레이] 저성장 시대 극복할 히든카드 ‘모바일’, ‘고부가가

한주엽 기자
2013년 계사년(癸巳年)이 밝았다. 새로움과 희망이 가득 찬 새해다. 그리고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해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명박 정부의 5년이 마무리되고 박근혜 정부의 시작이 이뤄진다는 측면에서 ICT 업계에도 많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데일리>는 2013년 ICT 시장이 어떠한 모습으로 전개될지를 예측해 본다. 새로운 정부의 등장으로 인한 정책 변화, 급변하는 글로벌 ICT 환경에 따른 국내 시장 변화 등을 각 산업별로 분석해 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지난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계는 유럽 재정위기, 북미와 중국의 소비둔화로 이뤄진 세계적인 경기 불안에 직격탄을 맞았다. 경쟁력을 갖춘 국내 업체들은 원가절감 및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이루고 있긴 하나 일본과 대만, 중국 업체들은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시장 상황도 여전히 안갯 속이다. 완제품 수요가 획기적으로 늘 조짐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과 LG, SK 등 국내 주요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원가절감 및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전환을 통해 이익 창출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미세공정 전환 및 모바일 제품으로 전환=주요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올해 시황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판단, 신규 투자는 되도록 자제하고 미세공정 전환을 통한 원가경쟁력 확보에만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 메모리 업계의 생산량 증가율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인 키움증권 상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올해와 내년 신규 증설에 나설 수 있는 업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반도체의 수요는 여전히 견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PC는 올해도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D램의 경우 PC용 제품의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메모리 반도체의 생산량 증가율)는 10% 미만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모바일용 제품의 증가율은 7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모바일 기기의 저장장치로 활용되는 낸드플래시도 스마트폰 출하량 성장 및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판매 확대로 50% 내외의 비트그로스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반도체 시장은 모바일 제품을 중심으로 소폭 성장이 예상된다”라며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도시바, 마이크론으로 재편된 가운데 기술 경쟁력을 갖춘 국내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좋은 실적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고해상도가 키워드=디스플레이 업계도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주력으로 삼는 ‘질적 성장’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모바일 디스플레이 패널의 고해상도화’다. 한국과 일본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인치당픽셀수(PPI)가 400PPI를 넘는 5~6인치 화면 크기의 풀HD 해상도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일제히 출하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풀HD 해상도를 지원하는 소형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이 같은 고해상도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기존 아몰퍼스실리콘(a-Si) 박막트랜지스터(TFT) 기판 공정을 산화물반도체(옥사이드)나 저온폴리실리콘(LTPS) 공정으로 전환할 계획을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고부가가치 모바일 제품에 집중한다는 전략과 세트 업체들의 스마트폰 사양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내년에는 풀HD 스마트폰이 봇물 터지듯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제품군에선 돈 안 되는 32인치 LCD 패널 비중은 줄이는 대신 39인치 크기의 제품 생산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39인치 외에도 43, 48, 50, 58, 60인치 크기의 이른바 ‘이(異)형’ 패널 생산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패널 업체들이 이 같은 계획을 세운 이유는 고객의 요구보단 수익성 위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변경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TV 완제품 업계는 32인치 같은 기존 ‘표준’ 크기의 LCD 패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내년도 사업의 큰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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