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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테그라4i’ 하반기 양산…통신칩 자체 아키텍처 적용

이수환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최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은 베이스밴드(통신칩)을 더한 ‘원칩’이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원칩은 AP와 통신칩을 따로 쓰는 것보다 가격적으로 유리할 뿐 아니라 기판 크기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이런 점에서 엔비디아가 지난 2월 20일 발표한 ‘테그라4i’는 기존 원칩과 몇 가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선 최초로 ARM ‘코어텍스 A9 R4’ 아키텍처를 적용했다.

코어텍스 A9 R4는 코어텍스 A9 시리즈의 최신 버전으로 분기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메모리 레이턴시(대기시간)을 줄였다. 성능으로 따지면 ‘코어텍스 A15’와 코어텍스 A9의 중간 정도라고 보면 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 테그라4i는 처음부터 ARM과 공동으로 설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TSMC 하이케이메탈게이트(HKMG) 28나노 고성능 모바일(HPM) 미세공정이 적용됐으며 내장된 아이세라 ‘i500’ 통신칩은 자체 아키텍처를 이용했다.

엔비디아는 코어텍스 A9에 대한 아키텍처 라이선스가 없다. 쉽게 말해 ARM이 제공한 코어텍스 A9 아키텍처를 그대로 사용해야 하며 반도체 설계자산(IP) 재설계는 적용할 수 없다. 따라서 코어텍스 A9의 IP를 개량한 코어텍스 A9 R4는 ARM의 협조 없이는 제품화가 불가능하다.

IP 재설계를 적용해 AP나 원칩을 내놓는 업체는 퀄컴과 애플 정도에 불과하다. IP 재설계를 적용하면 같은 ARM 아키텍처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퀄컴은 더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온칩(SoC)을 만들 수 있다. 애플 아이폰5에 탑재된 A6도 IP 재설계 기술이 적용됐다.

테그라4i의 또 다른 특징은 TSMC 28나노 HPM 미세공정이다. HPM은 입력전압이 0.9볼트(V)이며 초저전력 문턱전압을 이용할 수 있다. TSMC 28나노 미세공정 가운데 가장 성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퀄컴 ‘스냅드래곤 800’도 HPM을 이용해 양산될 예정이다.

TSMC 28나노 HPM 미세공정 양상이 이뤄지는 2분기 이후의 시점을 고려했을 때 테그라4i를 탑재한 스마트 기기는 4분기에 선보인다.

i500 통신칩은 3세대(3G)와 롱텀에볼루션(LTE)을 모두 지원한다. 자체 아키텍처로 만들어 로열티 비용이 추가로 들지 않는다. 그래픽프로세싱유닛(GPU)도 마찬가지. 이는 테그라4i가 다른 SoC와 비교해 성능과 가격적인 면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실제로 최근 스마트폰, 태블릿 AP 시장에서 철수하고 임베디드(내장형 제어)에 주력한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도 막대한 로열티로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

 

테그라4i는 코어텍스 A9 R4를 제외한 GPU, 통신칩은 자체 아키텍처를 적용해 별도의 로열티가 발생하지 않는다. 퀄컴은 자체 GPU IP ‘아드레노’를 가지고 있지만 일부 통신칩은 ARM 아키텍처를 이용하므로 로열티를 지불한다. 삼성전자는 코어와 GPU, 통십칩 아키텍처를 모두 외부에 의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테그라4i가 삼성전자, LG전자 스마트폰에 탑재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기존 테그라2도 LG전자 ‘옵티머스 2X’, 삼성전자 갤럭시S2 해외향 버전에 장착된바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TI, ST에릭슨 등이 철수한 스마트 기기 AP 시장에서 미디어텍, 브로드컴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들 업체는 모두 원칩을 설계할 능력을 갖추고 있고 엔비디아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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